日 엘피다·대만 윈본드 협력…한국에 도전장

 엘피다·윈본드 등 일본·대만 반도체 기업 진영이 이번엔 그래픽 D램으로 우리나라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들 기업은 세계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를 겨냥해 전면전을 펼쳤으나 힘에 부치자 파산한 독일 키몬다 기술을 등에 업고 DDR D램이 아닌 그래픽 D램 으로 승부수를 던지기로 한 것.

 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대만 D램 업체인 윈본드는 일본 엘피다와 그래픽 D램 아웃 소싱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파산한 독일 키몬다와의 라이선스를 통해 그래픽 D램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일본 엘피다가 키몬다의 그래픽 D램 사업부문을 이달말 쯤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이같은 협력을 통해 D램 시장에서 수익성을 제고하는 등 불투명한 반도체 시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대만 윈본드는 원가경쟁력이 밀리는 DDR D램 매출 비중을 2012년께 10% 이상 낮추고 엘피다는 하이닉스의 공격적인 모바일 D램 공세를 우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윈본드·엘피다는 세계 그래픽 D램시장 2위인 키몬다(올 1분기 31.8%)의 시장지배력과 기술력을 디딤돌 삼아 삼성·하이닉스와 본격 경쟁한다. 세계 그래픽 D램 시장에서 올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43.7%, 하이닉스 21.5%를 점유하는 등 3개사가 시장의 97%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D램과 달리 그래픽 D램은 삼성·하이닉스·키몬다만이 개발·생산할 능력을 보유 중이다. 엘피다·윈본드 진영은 키몬다의 그래픽 D램 설계기술 등을 안정적으로 이전받아 DDR D램·모바일 D램에서 우리나라 기업에 밀리는 약세 분위기를 반전한다는 계획이다. 윈본드는 2분기 순손실 27억 5000만 대만 달러로 실적이 저조하고 엘피다는 주력인 모바일 D램의 1분기 점유율이 20.9%로 하이닉스에 1%포인트 앞서 2위 자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피다가) 키몬다의 그래픽 D램 사업을 인수하면 키몬다 점유율의 일정 부분을 확보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래픽 D램은 DDR 메모리와 달리 한층 까다로운 규격을 요구, 윈본드·엘피다가 키몬다의 기술을 제대로 소화해서 시장 진입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