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CEPA, IT업계의 기대 효과는?

 최경림 외교통상부 FTA 정책국장이 6일 도렴동 청사에서 열린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관련 브리핑에서 협정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경림 외교통상부 FTA 정책국장이 6일 도렴동 청사에서 열린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관련 브리핑에서 협정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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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억 시장 그리고 우수 IT인력’

 한·인도 CEPA로 국내 IT업계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무엇보다 인도와 같이 고성장하는 국가에서 여러 분야에 걸쳐 경쟁하는 중국·일본에 앞서 CEPA를 체결함으로써 현지 시장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관세 철폐 및 인하 효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협정은 컴퓨터전문가를 포함, 전문인력들의 양국 벽을 크게 낮춤으로써 SW를 포함해 국내 IT업체들이 세계적인 IT인력을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로 채용할 수 있게 됐다.

 ◇IT中企 기대 커=삼성·LG전자 등 IT 대기업은 자체 생산기지를 거쳐 인도 시장에서 탄탄한 장악력을 확보했다. 반면에 IT중소기업들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해외 개척능력에 한계를 보여온 IT중소기업들은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중국과 미국·일본 등지만을 주 타깃시장으로 공략했다. 이 때문에 ‘브릭스’ 국가면서 중국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12억 인구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서승모 벤처기업협회장은 “인도는 시장도 큰데 업계가 멀게 느껴온 것이 사이다. 이번 협정을 계기로 우리 IT기업들이 인도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정부가 직접 나서 인도 시장에 대한 정보 파악·제공 및 네트워크 장의 마련을 요청했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의 개척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전기·전자산업은 양국이 경합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여서 관세 인하 및 교류 확대 기회를 적극 활용한다면, 대기업에 버금가는 성과를 시연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중소기업들은 또한 인도의 우수 IT인력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협정에는 컴퓨터 전문가와 엔지니어 등 일부 서비스 전문직 인력이동을 상호 개방했기 때문이다. 영어로 무장한 인도의 우수 SW인력이 대거 들어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IT벤처기업연합회 소속 105개 회원사 설문조사 결과, 이들 업체의 95%가 인도 기술자에 대해 ‘만족한다’는 뜻을 표할 정도로 업계에서 인도 인력에 만족도가 높다.

 ◇中·日 앞서 12억 시장 잡아라=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앞서 우리나라가 인도와 손을 먼저 잡았다는 것도 큰 성과다. 인도가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7월까지 2.2%와 1.1% 수준이다. 그러나 △12억 인구 △인도 경제의 ‘가능성’ ‘역동성’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 3조3000억달러(세계 4위) 등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이번 협정의 내용을 보면 기대감이 커진다. 현행 관세제도를 보면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공산품에 대한 인도의 관세율은 5∼15%나 되지만, 인도 수입품의 대부분인 원자재에 대한 우리 관세율은 0∼2%대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는 일본·EU와는 FTA 협상 중이며 중국과는 공동연구 단계”라며 “우리는 인도시장에서 중국산의 약진으로 점유율 하락을 겪었으며, 작년에 일본에도 추월당했지만 이번 CEPA를 계기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년 기준으로 양국 간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의 수출은 28억달러(80%), 수입 5억달러(30%), GDP는 1조3000억원, 고용도 4만8000명을 각각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대식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CEPA 체결은 꾸준히 증가해 온 양국 간 교역과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시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며 “매년 8% 이상의 고도성장을 하는 거대 신흥시장을 경쟁국인 EU·일본·중국에 앞서 선점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