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풀터치폰 휴대전화 시장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밀리고 3위인 팬택에 치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는 ‘보는 휴대전화’를 선언하며 바람몰이에 나선 삼성전자와 이에 편승한 팬택에 주도권을 빼앗긴데다가, LG전자 간판 제품의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썩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최근 90만원대인 삼성전자의 햅틱 아몰레드(SCH-W850)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각각 70만원대인 LG전자의 아레나(LG-SU900)와 팬택 큐브릭(IM-R470S)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햅틱 아몰레드(SCH-W850)는 6월 30일 출시돼 현재까지 SK텔레콤을 통해 4만5천대가 판매됐다. 앞서 같은달 20일 시장에 나온 LG전자의 아레나(LG-SU900)는 누적 개통수가 9천대로 아몰레드에 압도당하고 있다.
아몰레드는 초고화질 WVGA(800×480)급 ‘AMOLED’라는 새로운 액정을 탑재하고 액정 규모도 국내 풀터치폰 중 최대인 3.5인치를 채택, ‘보는 휴대전화’ 시대를 연 삼성전자의 야심작이다.
반면, 3인치 WVGA급 해상도(800×480) LCD를 장착한 아레나는 휴대전화를 가로 또는 세로로 돌리면 화면이 자동 전환되는 G-센서를 장착해 동영상, 사진, 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는 데 중점을 뒀다.
아몰레드와 아레나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폰으로 일단 아몰레드가 국내에선 기선을 제압했다.
문제는 LG전자가 순수 국내 안방용인 팬택의 제품들에도 밀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팬택의 스카이 큐브릭은 가장 최근인 지난 17일 SK텔레콤을 통해서만 출시된 풀터치폰으로 지금까지 3천대가 팔리는 등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 하루 개통 대수는 아몰레드가 2천대, 아레나가 340대, 큐브릭이 200대이지만, 큐브릭의 개통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큐브릭은 3.2인치의 대화면에 PC처럼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드라마와 영화 등을 바로 재생할 수 있는 디빅스(DivX) 플레이어를 지원한다.
이 역시 아몰레드처럼 ‘보는 휴대전화’ 트렌드에 동승한 제품이다.
KTF와 LG텔레콤을 통해 판매된 실적에서도 순위가 별반 다르지 않다.
KTF를 통해 하루 평균 개통된 단말기 수는 아몰레드가 400대인 반면 아레나는 1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KTF는 큐브릭을 판매하고 있지 않아 단순 비교가 곤란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50만원대 팬택의 ‘러브액츄얼리(IM-U460)가 하루 700대 가량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아레나의 성적은 ‘낙제’ 수준이다.
LG텔레콤을 통해서도 아몰레드는 그동안 1만대가 판매된 반면, 아레나는 6천대 정도에 그쳤다.
이처럼 LG전자의 전략폰인 아레나가 국내에서 고전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보는 휴대전화’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이 크지만, 아레나의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휴대전화 이용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레나에 대해 “미세한 터치가 안돼 오탈자가 자주 발생하고, 동작이 느리며 배터리 용량이 부족하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LG전자는 한편 ’뉴 초콜릿폰’(LG-BL40)을 다음달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 아시아, 중남미 등에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서둘러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이달 중 ‘SCH-B890’를 내놓는 등 AMOLED 제품군을 보강해, ‘보는 휴대전화’ 시장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에서 당분간 LG전자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회사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