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퓨전과 융합서비스의 차이점](https://img.etnews.com/photonews/0908/090812035621_1070930649_b.jpg)
최근 우리는 TV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이동통신사들의 광고를 보면서 다양한 기술적 융합 환경의 가능성을 접하고 있다. 알람이 아닌 알람이 결합된 휴대폰에 의해 기상하며 달력이 아닌 달력서비스가 있는 휴대폰으로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휴대폰으로 설정한 토스트 기계가 제시간에 구워낸 빵을 아침으로 먹고, 휴대폰으로 패션 트렌드 정보를 옷장 앞 거울에 전송해 그날 제안받은 스타일에 따라 옷을 입는다. 앞으로 휴대폰은 시계, MP3P,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기능을 넘어 다양한 도구와 기술적·서비스적으로 결합될 것이다.
다양한 매체와 도구들의 역할이 진화돼 각각의 주 기능을 넘나들며 융합되고 우리에게 편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융합의 중심에 휴대폰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의 이동 편리성이란 중요한 요소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융합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프라다. 나라와 나라 간의 문화교류를 위해 길이나 중간 수단이 필요한 것과 같이 융합에서 네트워크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네트워크 인프라 최대 강국이란 명성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만큼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지원되는 나라가 없다. 우리나라처럼 휴대폰, PC 또는 TV로 보고 싶은 정보와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 전달하며 볼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나라는 몇 안 된다.
좋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산물로도 볼 수 있는 ‘융합’이란 말이 나온 것도 거의 5년 이상 돼가고, 이젠 융합은 마치 퓨전이란 단어처럼 모든 사람에게 익숙하고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매체나 도구별 호환이 안 되는 사업자 각각의 플랫폼과 보안 환경, 효율성이 떨어지는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등 융합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용자나 공급자들 그 어느 편에서도 불편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서비스는 아직 융합 환경에서 이용자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융합이 공급자적 관점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2002년께 MS의 X박스를 한국에 유통하고자 하면서 마케팅 컨셉트로 생각해냈던 ‘게임기를 통한 교육적 접근’에 대한 제안이 생각난다.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사업자의 손에 의해 유통되며 X박스 게임기는 가족용 오락기로 포지셔닝됐고 그것은 거의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 이후 닌텐도사에서 DS와 Wii라는 게임기를 출시하면서 게임과 교육 그리고 게임과 스포츠, 헬스 등의 융합형 아이템으로 크게 성공시켰다. 나는 이런 것이 진정한 융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퓨전요리는 벌써 다양함과 문화 융합의 욕구를 가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국가 간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퓨전 음악은 음악장르를 융합해 새로운 음악 형태로 애호가들을 만들어냈다. 융합이란 형태는 시장 규모를 극대화시킬 것이며, 우리는 이미 융합 환경의 다양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융합을 위한 인프라 진화와 기술의 발전은 매우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융합서비스를 어떻게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훌륭한 요리사와 좋은 재료가 기본이지만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을 고객이 찾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도희 디지캡 대표 dhlee@digica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