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2년여만에 기술서기관 승진자 3명을 배출했다.
지난해 서기관 승진 인사에 기술직이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기술직 홀대’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후 나온 일종의 ‘배려 인사’여서 주목된다.
행안부는 10일 행정서기관 26명, 기술서기관 3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행안부 서기관 승진 인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특히 지난해 인사에서는 행정직 20명이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나 기술직은 1명도 승진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기술직의 불만이 증폭됐다.
행안부는 이번 인사에서 예년 1∼2명에 불과했던 기술서기관 승진자를 3명으로 늘려 이 같은 불만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도 승진 연한은 기술직이 행정직보다 2년 정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직은 행시 45회(2002년)가 4명이나 이번 승진자에 포함된 반면에 기술직은 가장 빠른 사례가 기시 35회(2000년)였다.
고시에 합격한 5급 사무관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는데 행정직이 7년이 걸렸다면 기술직은 이 보다 2년 많은 9년이 소요된 셈이다.
행안부 인사기획관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행정직 승진자 가운데도 기술직보다 늦은 사람이 있어 기술직이 승진연한이 길다는 것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현재 기술직의 승진이 대체로 늦은 것은 정부 조직상 정해진 기술직 보직이 적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직 공무원들은 이 같은 ‘자리 부족론’을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 등 정보화 관련 조직에서는 행정직과 전산직이 함께 갈 수 있는 복수직이 드러 있지만 대부분 행정직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직 한 공무원은 “그나마 이번 인사는 기술직 전체 인원 수를 고려해 적절히 배분했지만, 향후에도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며 “복수직으로 있는 과장 자리 2∼3곳만 기술직에 할애해도 기술직 서기관, 사무관 등이 연쇄적으로 승진해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행안부 내 기술직 직원은 350여명으로 전체의 12%에 달한다.
행안부는 이번 인사에 이어 이번 주중 ‘정부 이공계 공무원 지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정부내 이공계 홀대 관행이 해소될 지도 관심사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