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나왔다. 국가 수장이 비전을 제시한만큼 초기 청와대 역할이 컸다. 국정기획수석과 미래비전비서관이 앞장섰고 이후 지식경제부·환경부 등 중앙부처는 녹색성장 로드맵을 생산해냈다. 지금은 부처에서 마련한 수많은 로드맵을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담아냈고 법적토대도 만들었다. 중앙부처와 청와대를 오가며 쉴 새 없이 뛰고 있는 녹색성장위원회가 많은 역할을 했다. 이제 저탄소 녹색성장은 실천이다.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해 차질 없이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하는 ‘녹색성장책임관(CGO)’도 제도화됐다. CG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직 혹은 과거 보직에서 녹색융합기술 및 에너지 분야를 관장한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많다. 향후 정부의 녹색정책이 부처 간 시너지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편집자주
◆청와대·녹색성장위원회=청와대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녹색성장기획단 공동단장)이 녹색성장 비전 확산을 총괄하고 있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행정관료와 교수 출신으로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지냈다.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초기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은 박 수석과 김 비서관의 손에서 마련됐다.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마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UC버클리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환경대학원장을 지내며 평생을 교단에서 보냈다.
녹색성장기획단은 녹색성장위원회의 사무국 격으로 우기종 단장을 4명의 국장이 보위하고 있다. 우 단장은 전라남도 신안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부 의사총괄과장과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실 국장·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등을 거쳤다.
김재정 국장은 기획단 내에서 녹색생활지속발전팀을 이끌고 있다. 홍익대사대부고·서울대 법과대 출신으로 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 법무담당관·국토해양부 국민임대주택 건설기획단장(국장급) 등을 역임했다.
정경택 국장은 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 연구개발2담당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 과학기술문화과 서기관·교육과학기술부 거대과학협력과장 등을 거쳤다. 기획단 내에서 녹색기술산업팀장을 맡고 있다.
최흥진 국장은 기후변화대응팀을 지휘하고 있다. 보문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제21회 기술고시 합격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환경부 서기관을 시작으로 환경부 환경기술과 과장·정책총괄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도경환 국장은 에너지정책팀장으로서 기획단의 에너지정책에 녹색옷을 입히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 국제협력관실, 전력국 등을 거쳤다. 산업자원부 에너지산업심의관실 가스산업과장·에너지자원정책팀장·에너지자원정책팀장 부이사관을 역임해 에너지정책 관련 조예가 깊다.
◆지식경제부=지식경제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엔진’ 격인 친환경 기술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그린에너지산업에 2012년까지 34조원의 민간투자를 유발, 2030년에는 73만개에 이르는 일자리와 내수 154조원, 수출 433조원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취임 초기부터 발광다이오드(LED) 등 친환경 기술에 조예를 나타낸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행시 13회 출신으로 1973년 경제기획원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1976년 퇴직 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에서 유학하며 경제학박사를 취득한 이 장관은 재무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1987년 럭키금성경제연구소(현 LG경제연구원) 이사를 시작으로 LG경제연구원장, 산자부 산업발전심의 위원 등을 역임하며 재계 입장의 목소리를 냈다.
임채민 제1 차관은 우리나라 R&D 체계를 혁신한 주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력산업 녹색화를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시 24회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자본재산업국, 산자부 총무과, 산자부 무역투자실, 산자부 산업기술국 국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07년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조정실실장을 지냈다.
행시 24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김영학 제2 차관은 통상·투자·기초소재·수송기계 등 부처 내 주요 분야를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2006년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을 맡으며 에너지 분야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다. 당시 경험을 살려 정부 에너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을 지냈고 지경부로 개편 이후 기획조정실장, 산업경제실장을 역임했다.
지식경제부 CGO인 진홍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은 하반기 촘촘히 짜여 있는 기후변화 협약 관련 국제회의 대응 실무총괄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COP 15)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192개국 대표들은 교토의정서를 계승할 국제적 기후변화 협약을 이끌어내는 노력을 함께 전개하게 된다. 우리나라로서는 향후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 공식화 및 국제 사회에서 취할 스텐스를 확정하는 시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진 정책관은 이와 함께 태양광 발전차액 지원 제도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및 보급이라는 중책도 맡아 정책적 노력을 쏟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교육과학기술부는 녹색산업의 원천기술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녹색기술 연구개발에 정부부처 가운데 지식경제부 다음으로 많은 4944억원을 투자한다. 녹색 신산업 창출을 위해 기존기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기초·원천기술개발을 중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교과부를 이끌고 있는 안병만 장관은 1975년부터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해왔고 동 대학 부총장 및 대학원장, 총장 등을 역임했다. 이 밖에도 한국행정학회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중현 제2 차관은 화학공학 학·석·박사 학위를 마치고 연세대화공생명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정책 자문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정통 공학자다. 최근에는 녹색성장을 이끌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장과 나노특성화 연구단장, 나노과학기술연구소장,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5년 서울시 산학연포럼 회장을 맡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교과부 CGO인 문해주 거대과학정책관은 국립과학관 기계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과학기술부 연구기획과, 연구개발정책과, 정책기획과, 종합조정과, 기술협력총괄과 등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을 거쳐 올해 5월 거대과학정책관으로 임명됐다.
◆기획재정부=기획재정부는 녹색산업 지원이 원활이 이뤄지도록 예산 및 관련 세제 지원,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녹색산업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관련산업이 꽃을 피우게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재정부는 현재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서와 합동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기술 또는 프로젝트가 녹색분야인지를 인증하는 ‘녹색 인증제’와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녹색기업으로 확인하는 ‘녹색기업 확인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녹색시장에의 자금유입 활성화를 위해 R&D 단계에서는 녹색기술 R&D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사후 보상제를 도입한다.
또 하반기 도입예정인 녹색펀드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출자금액의 10%(1인당 300만원 한도)를 소득공제하고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개도국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탄소펀드를 설립한다. 이와 함께 녹색 인프라 프로젝트의 민간투자 대상이 확대되며 인프라펀드 최소자본금 인하 및 신탁형 펀드가 도입된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업종을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 업종에 추가하는 방안도 9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녹색금융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구본진 정책조정국장이다. 경기고·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구본진 국장은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기획예산 담당관실·기획예산처 농림해양예산과장·기획예산처 산업재정1과장 등을 거쳤다.
◆행정안전부=행정안전부는 국가 사회 전반에 유비쿼터스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복지·환경 등 생활 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한다. 행안부는 u공공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깨끗하고 살기 좋은 녹색환경 조성(u에코) △재난 대비 안전체계 마련(u세이프티)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여건 조성(u라이프) △사회 효율성 향상을 위한 지능형 인프라 구축(u인프라) △수요자 중심의 열린 행정서비스 구현(u거브) 등 5대 중점 추진분야를 선정했다. 이들 5대 분야에는 올해 167억원을 포함해 오는 2012년까지 총 197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행안부를 이끌고 있는 이달곤 장관은 경상남도 창원 출신으로 동아고등학교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행정학회 등 주로 학계에 머물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위원을 맡으면서 정권과 연을 맺었다.
CGO인 한석규 지역발전정책국장은 행시 25회로 평택고와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행정안전부 비상대비기획관·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경기 문화관광국장 등을 거쳤다.
◆문화체육관광부=문화체육관광부는 지속가능한 녹색 성장을 이끌 녹색기술(그린테크놀로지) 개발과 친환경 문화환경 조성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견인한다. GT는 사회·경제 구조 및 인간복지 등 생활양식의 변화까지 수반하는 기술을 일컫는 것으로 문화기술(CT)이 그 핵심에 있다.
문화부 수장 유인촌 장관은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6기로 데뷔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평소 출·퇴근이나 업무 중 이동 시에도 자전거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
CGO로 신임된 이우성 정책기획관은 연세대 행정학과와 서울대학원 행정학과 석사를 마쳤다. 문화를 통해 녹색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1989년 행시 32회로 문화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관광자원과장, 문화산업정책과장을 역임한 뒤 지난 5월부터 정책기획관을 맡아 문화부 내 녹색성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는 ‘녹색 방송통신 추진을 통한 녹색 성장 구현’이라는 비전 아래 6대 분야 19개 중점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산·학·연·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정책 실행의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에너지 절약형 장비·설비 이용을 확산시키고 환경오염 대응 시스템 구축함으로써 ‘그린 네트워크’ 구축을 앞당기는 한편, 이산화탄소 저배출 기술 개발로 녹색 방송통신 시대를 열기로 했다.
이 같은 밑그림은 CGO인 최재유 융합정책관이 그리고 있다. 고려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7회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정보통신지원국 통신기획과·정보통신부 총무과장·기획조정실 국제협력관 등을 거쳤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