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대표 남상태)이 미국 풍력발전 기술업체를 전격 인수,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STX 등 국내 조선업계 ‘빅4’ 가 풍력발전 분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전선업체 CTC 자회사인 드윈드를 5000만달러에 인수하고, 풍력 터빈 신모델 개발을 위해 7000만달러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또 미국 텍사스에 1차로 2㎿급 풍력 터빈 20기로 이뤄진 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앞으로 420기로 구성된 초대형 풍력발전 단지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남상태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제조 노하우와 드윈드의 풍력 기술을 결합하면 단시일 내에 풍력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2015년 세계 10위, 2020년에는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3위권의 풍력 설비업체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풍력산업은 일반적으로 기술개발과 검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인수를 통해 이를 단축하는 한편 제조업에 요구되는 주요 공급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세계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5만50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8300㎿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대 대규모의 부유식 설비를 제작해온 경험을 살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드윈드는 1995년 세계 풍력발전 산업의 클러스터인 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업체로 풍력 터빈의 설계, 기술개발, 마케팅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06년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 750㎾, 1.5㎿, 2㎿급 터빈을 유럽·중국·남미·미국 등에 수출하는 등 지금까지 총 710기의 터빈을 판매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 전북 군산에 1017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 설비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며, 삼성중공업은 미국 씨엘로와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최근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사인 하라코산유럽의 지분과 풍력발전 관련 특허를 인수한 바 있다.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