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풍력발전 뛰어든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인수계약식에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과 벤톤 윌콕슨 CTC 회장이 계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인수계약식에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과 벤톤 윌콕슨 CTC 회장이 계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대표 남상태)이 미국 풍력발전 기술업체를 전격 인수,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STX 등 국내 조선업계 ‘빅4’ 가 풍력발전 분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전선업체 CTC 자회사인 드윈드를 5000만달러에 인수하고, 풍력 터빈 신모델 개발을 위해 7000만달러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또 미국 텍사스에 1차로 2㎿급 풍력 터빈 20기로 이뤄진 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앞으로 420기로 구성된 초대형 풍력발전 단지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남상태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제조 노하우와 드윈드의 풍력 기술을 결합하면 단시일 내에 풍력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2015년 세계 10위, 2020년에는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3위권의 풍력 설비업체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풍력산업은 일반적으로 기술개발과 검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인수를 통해 이를 단축하는 한편 제조업에 요구되는 주요 공급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세계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5만50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8300㎿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대 대규모의 부유식 설비를 제작해온 경험을 살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드윈드는 1995년 세계 풍력발전 산업의 클러스터인 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업체로 풍력 터빈의 설계, 기술개발, 마케팅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06년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 750㎾, 1.5㎿, 2㎿급 터빈을 유럽·중국·남미·미국 등에 수출하는 등 지금까지 총 710기의 터빈을 판매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 전북 군산에 1017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 설비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며, 삼성중공업은 미국 씨엘로와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최근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사인 하라코산유럽의 지분과 풍력발전 관련 특허를 인수한 바 있다.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