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58)LED TV

[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58)LED TV

 얼마 전 국내 가전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례적으로 최고경영층까지 나서면서 상대방을 향해 일대 설공을 가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방송 광고에서 “기존 TV와 선을 그었다”고 하는 ‘LED TV’를 놓고 벌어진 일인데요, 논쟁의 시작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TV나 모니터 등에서 영상을 표시하는 장치(디스플레이)를 만드는 LG디스플레이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ED TV라는 것은 사실상 없다”고 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에 없던 새로운 TV라며 대대적으로 LED TV를 광고하고 있었는데 동종 업계에서 LED TV가 없다고 하니 모두 의아했던 것이죠. 약간의 공방이 오간 후 LG에서도 ‘LED TV’를 내놓으면서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는가 싶었지만 지난달 다시 “LED TV가 LCD TV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60∼70%나 비싸다”며 LED TV 논쟁을 재촉발시켰습니다.

 LED TV가 무엇이기에 혼란을 줄까요. 우리가 광고에서 접하는 LED TV는 정말로 신개념 TV일까요.

 Q:LED TV는 무엇인가요.

 A:이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LED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LED라는 것은 ‘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로 번역하면 ‘발광다이오드’입니다. 용어가 어렵지만 쉽게 빛을 내는 특이한 반도체로 이해하면 됩니다. 반도체는 종류에 따라 보통 적색·녹색·청색이 나옵니다. 여기에 화합물을 섞으면 빛의 색깔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형광등 빛 같은 흰색은 파란색 빛을 내는 LED에 노란색 형광물질을 집어 넣어 만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Q:그럼 LED를 쓴 게 바로 LED TV인가요.

 A:네, 맞습니다. 우리가 TV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건 광원이란 게 있어서 가능합니다. 광원이란 것은 디스플레이 뒤편에서 빛을 쏴주는 부품입니다. LC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광원이 필요합니다. 과거엔 형광등과 같은 부품(CCFL)이 TV에서 광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반도체인 LED가 TV 광원으로 적용된 것입니다.

 Q:그런데 왜 LED TV가 없다고 했나요.

 A:LED TV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TV를 분류하는 기존 관습이나 관행과 달랐기 때문에 생긴 부분인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TV의 종류로는 브라운관과 LCD·PDP TV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눌 수 있었던 게 TV에 사용된 디스플레이에 따라서 그러니까 제품 전면에 있는 화면을 기준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LED TV는 LCD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같은 LCD TV지만 광원이 LED로 바뀌면서 ‘LED TV’라는 새로운 명칭을 사용한 것이죠. 자사 제품을 차별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마케팅 용어인데요,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LED TV란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Q:그러면 LED TV는 기존 LCD TV와 차이가 없는 제품인가요.

 A: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광원이 바뀌었다는 것 외에도 LED 덕에 TV의 두께를 더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가전 매장에서 진열된 LED TV를 옆에서 보면 종이만큼은 아니더라도 TV가 부러지진 않을지 걱정이 될 만큼 얇아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TV 중 가장 얇은 부분이 11∼25㎜니까 스케치북 두께와 비슷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기 소비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TV를 얼마만큼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동일한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기존 LCD TV 대비 60%가 절감된다고 제조사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색을 얼마나 자연색에 근접하게 표시할 수 있느냐 하는 색재현율도 LED를 채택한 제품이 뛰어납니다.

 Q:LED TV는 결국 같은 LCD TV인데 기능적인 면에서 달라진 TV네요.

 A:맞습니다. 새로운 용어 때문에 많은 혼동을 하는 게 사실인데요. 앞서 설명한 대로 LED TV는 광원이 달라진 LCD TV입니다. 광원이 달라지면서 디자인·전력소비·화질 등이 바뀌었고요. 이런 내용들을 이해하고 있으면 TV를 구매하는 데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