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산업 활성화 위해선 정부 정책적 배려 절실"

"CG산업 활성화 위해선 정부 정책적 배려 절실"

 “CG는 상상 속에 있던 것이나 이룰 수 없는 것을 문화콘텐츠 속에서 더욱 드라마틱하게 연출하고,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을 넘어서는 작품도 언젠가는 국내에서 나오리라 확신합니다.”

 컴퓨터그래픽산업협회(CG산업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김재하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는 훌륭한 CG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CG산업협회는 정부가 저탄소 녹생성장의 동력으로 꼽는 국내 CG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발족한 민간 단체로 지난달 23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초대 협회장을 맡은 김 교수는 “인프라 구성과 기반조성이 제 몫이라면 유기적인 관계로 힘을 모으고 활성화하는 것은 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하 교수가 CG산업협회의 가장 주요한 과제로 꼽은 것은 ‘국내 CG산업의 글로벌화’.

 그는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 글로벌 CG 기술 및 산업 교류 기구인 미국시각효과협회(VES:the Virtual Effect Society) 회원국 가입과 국제 콘퍼런스와 쇼케이스 개최를 통한 우리 기술 소개, CG 영화제 및 시상제도 도입 등을 꼽았다.

 그는 “최근 ‘해운대’ ‘국가대표’ 등의 영화가 보여준 잠재력과 지속적으로 개발해온 R&D를 기반으로 국내 CG의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 CG 인력들이 가진 섬세함과 정교함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그는 “짧은 시간 내에 감히 외국 사람들은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표현해내 문화콘텐츠 안에 녹이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할리우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천기술이 없다는 부분은 우리 CG 산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 CG산업협회에 ETRI와 같은 학계와 연구계를 협의회에 포함한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서다.

 현재 영화·드라마·게임 등의 콘텐츠에 국한된 CG 분야를 다른 산업 분야로 확대할 때 CG 산업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국가대표에서 사용했던 기술을 성형에 접목하면 ‘비포 & 애프터’를 더 생생하게 구현해 의료관광산업까지 확장할 수 있고 국방, 산업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다른 산업과 연계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부처 간 협력 등에서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정책적 지원이 필수였다는 뜻이다.

 최근 지자체에서 CG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력·지원사업 부문에서 산업과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도 김재하 교수의 또 다른 역할이다.

 김재하 교수가 CG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6년 전 숭실대에서 이미지 프로세싱 연구를 하면서부터다. 그는 “최근 3년간 융합형 콘텐츠가 화두가 되면서 정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늦게 시작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해운대’ ‘국가대표’ 등 CG 장면이 많이 삽입된 영화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두 영화가 CG산업 활성화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두 영화 모두 국내기업이 스스로 한 것 외에도 CG 기술의 기본에서 하이엔드까지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와 영화에서 CG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