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할 목적으로 도입된 ‘신문고시’가 존폐 논란 끝에 유지로 결론났다. 대신 3년 동안 더 운영한 뒤 폐지 여부가 재검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정호열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어 ‘신문업에 있어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의 유형 및 기준’(신문고시)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개정하지 않은 각종 훈령.예규.규칙을 정비한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이날 신문고시를 심의해 일단 폐지한 뒤 곧바로 다시 살려 3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이후에 폐지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공정위 한철수 시장감시국장은 “신문시장이 신문고시가 없어도 되는 상황으로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고 여야가 신문법상의 무가지와 경품 제공 금지 조항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점을 존중했다”며 신문고시 존치 배경을 설명했다.
신문고시는 유료 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하는 무가지와 경품 제공, 신문 구독 강요, 신문판매업자에 대한 판매 목표량 확대 강요 등을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의 신문고시 유지 결정에 따라 신문사들은 이 같은 규제를 계속 받게 됐다.
신문고시는 1997년 1월 제정돼 2년 만에 폐지됐다가 2001년 7월 부활했다. 공정위는 신문고시 위반 행위에 대해 신문협회가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다가 2003년 5월 고시를 개정해 직접 제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공정위는 200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문고시 위반과 관련, 1천290건의 시정명령을 하고 16억9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동안 신문사와 언론단체, 정치권에서는 신문고시가 신문시장의 경쟁 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과도한 규제로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맞서왔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소관 행정규칙 가운데 모법에 근거가 없어졌거나 집행 실적이 없는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는 주식의 공시에 관한 고시’, ‘대규모 기업집단 불공정거래 행위 심사 기준’ 등 10개를 폐지했다.
또 88개 규정에는 3년 또는 5년의 운영 시한을 신설하고 만료 시점에 규제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