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니다.”
경기회복론 부상과 함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당국은 출구전략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행방법과 시기가 문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경기를 낙관하기 어려워 출구전략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정부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하게 출구를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론은 마련해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4분기쯤 가닥 잡힐 것=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출구전략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출구전략이란 특수상황에 했던 특수조치를 거두는 것”이라며 “한은이 시중은행에 공급했던 달러를 거두어들이고 있다는 것도 출구전략으로 본다면 이미 시작돼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발언이 금융완화기조 유지에도 불구하고 4분기 이후 출구전략 본격화 시기를 저울질할 것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저금리,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존 대출규제 조치를 포함해 양적완화 규모와 범위를 제한, 축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구전략 구사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은 4분기 이후 보다 명확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를 지나면서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강도를 추가로 확인하고 글로벌 경기동향, 그리고 주요국 금리정책 변화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비투자 등 민간부분의 자생력을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감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출구 전략은 다양하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지금 출구전략 시점에 대한 논의는 이르며, 그것보다는 신중한 분석에 기반해 출구전략을 사용하는 방법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출구전략을 당장 시행할때는 아니나 지표추이에 따라 정책정상화 순서와 조합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으로 해석했다.
출구전략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았던 ‘극약처방’을 해소하는데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지출을 세수에 맞게 균형적으로 집행하고 넘치는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금리인상은 충격파가 크기 때문에 민간부문 자생력 회복을 확인하고 재정정책을 정상화한 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 부문은 섣부른 지원조치 철회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므로 신중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기 대출 만기 연장은 예정대로 지켜지고 신보 및 기보의 대출보증규모도 추가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축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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