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글로벌 ERP 구현은?

 글로벌 기업들이 IT통합을 추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글로벌 ERP 통합’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지난 2006년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GSI:Global Single Instance) ERP를 구축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빅뱅방식으로 글로벌 ERP 구축을 통해 ERP 전 기능을 본사와 해외법인에 동시에 구현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두산인프라코어, LS전선 등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에, LG전자는 내년 말에, 그리고 현대자동차는 내년 이후에 글로벌 ERP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일부 기업은 글로벌 ERP 통합을 추진하면서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를 적용한 시스템 통합도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IT통합을 위한 인스턴스 구성에는 △전사의 모든 법인을 하나의 인스턴스로 구성하는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방식 △복수의 법인을 지역별로 하나의 인스턴스로 구성하고 이들 몇 개의 인스턴스에서 중요 데이터만 통합하는 방식 △법인마다 개별 인스턴스를 구축하고 중요 데이터만 통합하는 로컬 인스턴스 방식 등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이태진 액센츄어서울사무소 상무는 “예전에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통합 및 표준화를 통한 복수의 인스턴스 구성 방식을 사용했으나 최근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방식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싱글 인스턴스 방식을 통해 IT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싱글 인스턴스의 장점은 글로벌 통합 프로세스의 적용과 관리가 용이하며 통합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호 SAP코리아 전략본부 전무는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로 통합할 경우 하드웨어 운영비, 시스템통합 비용과 운영인력 등 전반적인 비용절감에 가장 유리하다”며 “환경 규제, IFRS 등 글로벌 규제에 빠르고 일관되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시간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구현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의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ERP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 핵심 프로세스의 글로벌 탬플릿 정의와 각 나라·법인 별 요구사항의 비율을 상황에 맞게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스템별 통합과 분산을 최적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시작한 글로벌 ERP 통합이 한창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분기가 끝난지 10일도 안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수 있었다. 바로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ERP의 위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를 구축하면 각 법인 개별결산이 D+3일, 글로벌 연결 결산은 D+5일 안에 가능해져 글로벌 결산 일정이 크게 단축된다.

 싱글 인스턴스의 가장 큰 단점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 중단되면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지원하는 전사 업무가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무 장애가 발생하기 이전에 사전에 이상기운을 탐지하고 예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기존 시스템의 모니터링 툴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매핑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정상유무를 실시간으로 표시해주는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ERP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해 프로세스 담당자들이 실시간으로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조직 혁신, 프로세스의 표준화와 구체화, 기준정보 정비 등 선행작업 없이 시스템 통합을 진행할 경우 시스템 구축에 많은 애로를 겪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 전무는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의 구현을 위해 실제 강력한 IT 거버넌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하며 “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등 각 시스템간 연계성을 고려해야 하며, IFRS, GRC 등 차세대 시스템들의 구축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