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용역업종에서 구두 발주와 같은 불공정 하도급 거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주업체의 현금성 결제가 줄어들고 어음 결제가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제조·용역업체 5000개를 대상으로 작년 하반기 하도급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도급거래가 있는 업체 3693개 가운데 42.9%에서 하도급법 위반 혐의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1년 전 조사와 비교해 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위반 혐의 유형을 보면 ‘서면 계약서 미발급(구두 발주)’이 16.7%로 가장 많았고 △내국 신용장 미개설(15.9%) △서면 계약서 미보존(10.8%) △부당한 발주 취소(6.8%) △어음할인료 미지급(3.9%) 등의 순이었다.
납품대금 결제 현황에 대해 작년과 올해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현금성 결제 비율은 95.3%에서 93.2%로 감소했고, 어음 결제 비율은 4.6%에서 5%로 증가했다. 다만, 만기 60일을 초과하는 장기어음의 결제 비율은 20.4%에서 19.9%로 감소했다.
하도급대금을 전액 현금성 결제를 한다고 응답한 업체는 1374개로, 이 중 법 위반 혐의가 없는 곳은 83.4%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대해 추가 조사와 확인을 거쳐 현금성 결제 우수업체로 선정해 2010년 서면 실태조사를 면제해 줄 계획이다. 하도급을 주는 업체 가운데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쓰는 곳은 64.6%로 작년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납품업체에 기술이나 자금, 원자재 등을 지원하는 곳은 49.2%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서면조사 결과를 토대로 6만5000개 중소 납품업체를 조사해 법 위반 업체에는 자진 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또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았거나 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업체를 현장조사하기로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