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유디아 비에딕 250(이하 비에딕)은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전자사전이 아니다. 지상파DMB를 봐야겠고 MP3 음원 재생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도 당연히 지원해야 하며 터치스크린은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용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들 기능과 영역 충돌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제품은 색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비에딕은 예문이 풍부한 베트남어 전자사전이라는 컨셉트를 무기로 틈새시장을 노린다. 베한-한베 사전(문예림 출판사)은 오프라인 서적 형태로도 흔치 않은 상황에선 참신한 시도다. 현지어 비즈니스나 국제결혼 가정에서 쓸 국내 베트남어 수요만 겨냥한 게 아니라 해외 사용자를 위해 사용자 매뉴얼 일부로 베트남어로 번역했다. 실제로 한류 광풍이 몰아친 베트남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상당하다. 한국어 음성 발음과 문장간 반복, 지연 설정 등 회화 학습에 필요한 기능을 곁들여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유용하다.
비에딕은 베트남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사전, 그리고 경제용어나 정보통신, 시사용어사전을 통권으로 포함하고 있다. 회화 연습이나 번역기, 천자문, 동사변화 같은 학습용 콘텐츠도 기본 제공한다. 부족한 감이 없지않지만 간단한 메모나 MP3 파일 재생, e북, 전자계산기, 게임 기능도 빼놓지 않고 담았다.
비에딕은 보급형 전자사전에 필요한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줬다는 점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줄 수 있다. 터치스크린 같은 화려한 기교는 쏙 빼고 외장 스피커와 SD카드 슬롯 등 핵심만 살렸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보급형임을 감안해도 플라스틱 외관은 견고하지 못하고 키보드 디자인은 다소 진부하다. 구매 타깃이 베트남어 사용자에 맞춰져 있지만 보급형 사전이라도 기본기는 더 갈고 닦았으면 한다. 판단은 소비자 몫이다.
서명덕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