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게임 퍼블리셔 성공할까

지방의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최근 게임 퍼블리셔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방에서 퍼블리셔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지역업계에 따르면 부산과 대구에 소재한 일부 게임제작업체 및 콘텐츠 유통기업이 자금력과 영업력을 동원해 최근 속속 퍼블리셔로 사업방향을 틀고 있다.

 게임 퍼블리셔는 그동안 풍부한 자금력과 마케팅 및 대규모 유통망이 동원돼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의 소규모 게임관련 기업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대박게임을 제작해 자금사정이 좋아진 일부 게임제작업체들이 자사게임에 대한 직접서비스를 진행하고, 유통업체도 지방 게임업체들로부터 게임을 공급받아 퍼블리셔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부산 소재 문화포털사이트 조아라(대표 이수희 www.joara.com)는 최근 부산지역 게임기업과 잇따라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조아라는 올 초 블루솜과 계약을 맺고 이 회사 캐주얼 슈팅게임 ‘캐논킹즈’를 첫 퍼블리싱한 데 이어 최근 펭구리엔터테인먼트의 웹브라우저 게임 ‘웹마법의 대륙’과 매직큐브의 온라인 게임 ‘배틀존 플러스’까지 연달아 퍼블리싱에 나섰다. 특히 ‘웹마법의 대륙’의 경우 조아라가 국내 서비스 판권은 물론 향후 마케팅과 운영을 포함한 게임 서비스 제반 활동을 도맡아 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배틀존 플러스’는 이미 상용화된 게임이지만 조아라가 새로운 퍼블리셔로 나서 재기를 노리는 경우다. 조아라는 ‘웹마법의 대륙’과 ‘캐논킹즈’를 이르면 9월부터 상용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수희 조아라 대표는 “‘웹마법의 대륙’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웹게임으로는 첫 번째 작품으로 이번 클베 서비스에서 나타난 다양한 의견들을 최대한 수렴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내년부터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퍼블리싱해 전문 퍼블리셔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입주사인 민커뮤니케이션(대표 김병민 www.marmaronline.co.kr)도 올해 초 출시한 신작 게임 ‘메르메르 온라인’을 직접서비스 하며 퍼블리셔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 업체는 최근 해외 게임서비스를 해외 에이전트에 맡기지 않고 국내에서 직접 운용하기 위해 서버구축을 마무리한 상태이며, 향후 자사 게임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게임을 공급받아 서비스할 계획이다.

 대구 소재 게임제작사인 KOG(대표 이종원 www.fconline.co.kr)도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터스 클럽’을 퍼블리셔에 맡기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도 그동안 쌓아온 게임제작 및 게임마스터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지역 게임을 공급받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의 업체들이 주로 수도권 게임 퍼블리셔에 게임을 공급하며 생기는 불리한 수익배분관계에서 탈피하고, 그동안 게임제작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자금력이 예전보다 훨씬 호전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지방 퍼블리셔 탄생은 지역의 게임기업들을 육성해 문화콘텐츠산업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유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CT팀장은 “그동안 자금여력이 좋아지고 게임 유통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진 지방 기업들의 퍼블리셔 진입이 점차 눈에 띄고 있다”며, “지방에 퍼블리셔가 생김으로써 주변에 게임산업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