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200㎜ 팹(A1)에서 D램 생산을 시작한지 10년여 만에 오는 10월 중단한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스틴 200㎜ D램 팹을 300㎜ 후공정 팹으로 전환투자해 오스틴 300㎜ 낸드 메모리 팹(A2)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지난 4월 화성 10라인에 이어 올 들어 2번째 200㎜ 팹 가동 중단으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팹 구조조정이 착수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삼성오스틴반도체의 200㎜ D램 팹 가동을 오는 10월께 중단하는 대신에 2007년부터 가동중인 300㎜ 낸드 메모리 팹을 지원하는 후공정(Back-end) 시설로 2010년께 리모델링, 운영에 들어간다고 지난 14일 미국 현지에서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그동안 100나노급의 D램을 생산하던 오스틴 200㎜ 팹을 30나노급의 낸드 메모리의 지원 라인으로 활용, 북미 시장 현지에서 고집적 낸드 메모리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은 오스틴 200㎜ 팹 리모델링 투자에 이어 오스틴 300㎜ 낸드 메모리 팹 증설 투자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낸드 메모리 300 ㎜ 팹 생산능력을 현재 월 6만 장에서 연말 월 10만 장으로 늘리는 등 40나노급 이하 고집적 낸드 메모리 생산에 집중한다.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진 고집적 낸드 메모리 관련 전 공정과 후 공정 생산 능력을 동시에 확대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오스틴 200㎜ 팹을 내달 정리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 메모리 팹은 기흥 7·8·9 라인 3곳만 남는다. 이미 화성 10 라인은 300㎜ 웨이퍼 팹으로 전환중에 있고 7·8·9 라인에서 생산하는 주력 제품은 노어 메모리 내지는 시스템 반도체로 전환하는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노어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것은 1위 업체인 스팬션의 파산으로 공급량이 부족하고 D램·낸드 대비 가격급락 충격이 덜하며 200㎜ 라인에서 원가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오스틴은 미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200㎜ D램 팹이었다”며 “오스틴 200㎜ 팹은 2010년에 300㎜ 팹을 지원하는 후공정 시설로 전환해 원가경쟁력을 대폭 증가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 오스틴 공장은 첨단 공정인 구리공정을 도입해, 30나노급 낸드 메모리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며 “오스틴에서 200㎜ 장비 철수를 위한 장비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