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인데다 하반기 이후 수입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0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03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이후에는 지난 2004년의 281억달러가 최대치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4월 180억달러보다 110억달러 증가한 29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했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30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월 전망에서 기존의 286억달러보다 수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있고, LG경제연구원도 6월 발표에서 273억달러의 추정치를 냈지만 9월 발표에서는 350억달러 안팎 흑자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도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때 25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했지만 2004년 281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6월 전망치는 보수적으로 잡은 것인데, 이후 실적이 나쁘지 않아 2004년보다 흑자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내려간다면 300억달러 돌파도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내수 증가와 투자 확대로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1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