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방송 연설을 통해 “녹색기술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녹색생활’. 이 녹색생활의 가장 구체화된 모습이 바로 ‘그린홈’이다.
따라서 그린홈에 대한 정부의 정책 추진 역시 부처 간 경쟁이 야기될 정도로 뜨겁다. 먼저 ‘그린홈 200만호 공급 사업’을 추진 중인 국토해양부는 이달 ‘그린홈 성능 및 건설 기준’을 정식 고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그린홈 성능 및 건설기준을 적용받는 모든 주택의 설계는 현행법 기준 대비, 에너지절감률이 10% 이상 되도록 이뤄져야 한다. 60㎡ 이상의 주택 설계 역시 현행법 기준 대비, 절감률이 최소 15% 이상 돼야 한다.
반면에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로 인정되면 취득·등록세를 최고 50%로 감면받을 수 있다. 공사비 가산도 3%까지 받는다.
김이탁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그린홈 관련 규정은 공청회를 거쳐 이달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업계 최대 관심사인 그린홈의 취득·등록세 면제 문제는 1등급 50%, 2등급은 30%, 3등급은 25%, 표준등급은 20%씩 감면해주는 방안을 현재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관련 고시가 마련되는 대로 곧바로 공사에 착수, 올해만 공공분야에서 5만5000호의 그린홈을 신규 건설하는 등 오는 2018년까지 신규와 기존주택 각각 100만호씩 총 200만호를 그린홈으로 신축 또는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도 에너지관리공단의 신·재생에너지센터를 통해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그린홈 예산 853억여원 가운데 이미 상당액이 집행돼 현재 185억원가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관련 전문업체의 선정도 계속 추가로 이뤄져, 현재 262개사가 지경부 지정 그린홈 보급사업 전문기업으로 등록된 상태다.
센터는 이들 업체를 상대로 현재 잔여예산 소진을 위해 ‘태양광주택 후순위 접수’를 받고 있다.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다.
정부의 그린홈 정책 추진에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창구가 두 부처로 이원화돼 있어 관련 기준이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과 절차가 복잡·다난하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특히 그린홈이 요구하는 에너지절감률이 현행 기준 대비 대폭 상향돼 건설업계의 추가비용 압박이 거세다. 이는 분양가 상승 등 부동산값 폭등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일정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 한해서는 감세 등 각종 인센티브제를 과감하게 도입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업계의 애로점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림홈 100만호 보급, 이것이 궁금하다.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하나.
▲일단 전문기업(현 262개사)으로 선정돼야 한다. 선정 기업은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홈페이지(www.energy.or.kr)의 초기화면 우측하단 사업 신청의 ‘그린홈100만호보급’을 클릭해 참조하면 된다. 그린홈을 짓고 싶은 소비자는 선정된 전문기업과 협의해 설치한다.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의 신청 마감은 언제까지인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연중 상시 신청할 수 있다. 해당시설의 설비는 분야별 사업 기간 내에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참고로 올해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예산인 853억여원 가운데 현재 185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보조금은 어떻게 지급되나.
▲설비 설치를 완료한 사업은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설치완료 확인 후 전문기업별로 제시된 단가를 적용, 전문기업에 보조금이 지급된다.
-신청자가 준비할 서류는 뭔가.
▲건물등기부등본 또는 건축물대장, 주민등록등본, 1년간 한전전력 사용량 증빙자료, 계약서, 사용 전 점검필증, 설치 전후 사진 등을 제출해야 한다.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애프터서비스(AS) 받나.
▲설치 전문기업에 연락해 조치하거나, 신재생에너지설비 통합AS신고센터(1544-0940)로 요청하면 된다. 다만, 하자보증기간(지열은 5년, 그 외 설비는 3년)이 만료된 이후에 발생하는 하자 수리비용은 소유주 부담이다.
-국토해양부의 그린홈 사업에도 참여하고 싶은데.
▲현재 그린홈 건설 기준의 제정 작업이 막바지다. 이달 관련 고시가 나면 구체적인 참여 절차와 방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그린홈은 내달 말 사전예약제로 최초 분양되는 ‘공공 보금자리주택’부터 바로 추진된다.
◆인터뷰-김익수 금강산업 사장
“(그린홈 사업을) 두 개 부처가 하건, 열 개 부처가 하건 업체 시각에서 별 상관 없습니다. 단, 기준과 규정은 하나여야 합니다.”
‘따따시 온돌’이라는 친환경 그린홈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금강산업의 김익수 사장은 그린홈 패권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정부 부처 간 경쟁에는 관심 없다면서도 중복기준 등으로 업체에 해가 되는 정책만은 펴지 않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현재 정부가 그리는 그린홈은 지나치게 서구식 패시브 하우스 개념에 치우쳐 있다”며 “패시브 하우스의 핵심이 단절과 차단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절감이라면, 우리의 한옥은 바람과 빛의 소통으로 액티브 하우스 개념의 에너지 활용과 함께 ‘건강’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집을 정주(定住)의 개념이 아닌, 재태크의 수단으로 보는 우리나라 특유의 왜곡된 부동산 마인드로 인해 우수 그린홈 중소 자재업체들이 최근 수년 새 문을 많이 닫아, 국내 그린홈 인프라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살 집으로 생각을 안 하니 구태여 비싼 돈 주고 좋은 자재 쓸 생각을 건설사도, 소비자도 안 하는 겁니다. 정부의 그린홈 정책이 관련 업체의 지정과 해당 업체의 제품과 기술의 구매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 사장은 그린홈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대한민국 녹색성장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의 악순환 고리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람 모두를 투기꾼으로 만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집을 사는(주거) 공간이 아닌, 사는(거래) 물건으로 보는 데 있다”며 “그린홈은 사고 싶은 집이 아니라 ‘살고 싶은 집’이 될 것이 때문에 자연스레 투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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