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10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자] IDC산업 역사

[IDC 10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자] IDC산업 역사

 국내에 초기 형태의 IDC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이른바 ‘닷컴기업’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 인프라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통신회선망을 보유한 통신사업자가 인터넷기업을 위해 기존 전화국사를 이용해 서버 운용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IDC 서비스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전용 IDC 건물이 아니다 보니 인프라도 열악하고 서비스에도 제약이 많았다.

 1999년 늘어나는 수요를 보며 IDC사업에 매력을 느낀 통신사업자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해 7월 데이콤(현 LG데이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전산센터를 인수, 8000평 규모의 전용 IDC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전용 IDC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데이콤의 ‘논현 KIDC’는 9∼10월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외부 인사를 초청해 공식 개소식을 개최했다. 당시 개소식은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하는 등 비상한 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후 KT·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등도 잇따라 독자적으로 IDC를 구축하면서 IDC는 ‘서버호텔’이라는 애칭 속에 세 확장을 거듭했다.

 200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IDC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IDC 증축이 이어진 반면에 한번 꺼진 닷컴 버블은 되살아나지 않아 공급 과잉 상황이 나타났다. 자연스레 업계는 가격 경쟁으로 돌아섰고 이는 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IDC 신축 러시도 끊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시련은 수년 후 IDC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포털·온라인게임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IDC 수요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인터넷기업뿐 아니라 일반기업도 IDC를 찾는 예가 늘어났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거꾸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KRG에 따르면 국내 IDC산업(IDC 서비스 기준) 규모는 2006∼2007년 3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10년 전 IDC의 가장 큰 미덕이 보다 많은 서버를 설치하기 위한 내부 공간 활용 극대화에 있었다면 2010년을 목전에 둔 지금 IDC의 초점은 친환경에 맞춰졌다.

 동절기에 차가운 외부 공기를 유입해 냉방 비용을 낮추는 외기 도입시스템은 기본이 됐고, 지난 4월 오픈한 LG데이콤 가산센터는 랙당 전력량 분석시스템으로 저전력 인프라 운용을 뒷받침한다. KT IDC는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직류전원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