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추진해왔던 고부가 LCD 모듈용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자체 제작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크리사와 지난 1월 BLU용 LED 칩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뒤 반년이 넘도록 구매 협상을 끌면서, 자체 생산 거점으로 삼았던 중국 난징의 LED BLU 생산 라인도 조기 양산 확대에 차질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자체 제작 계획은 당초 LED BLU LCD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유력한 방안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LG디스플레이가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크리사와 구매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중국 난징에서 LED BLU를 자체 생산하려던 계획도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는 당초 기대와 달리 크리가 LCD BLU용 LED 칩을 개발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칩 공급 단가를 놓고 양사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의 LED 칩이 전통적으로 고가인 조명용 칩에는 적합하지만 비교적 저가용 칩이 들어가는 LED BLU에는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조명용 LED 칩을 주로 생산해왔던 니치아 등 해외 주요 칩 업체들이 LED BLU 시장에 진출을 꺼리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조명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해외 칩 메이커들은 연구개발 투자와 각종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BLU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LED BLU 패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중국 난징 사업장에서 BLU ‘조립’ 라인부터 우선 가동키로 했다. 크리사의 LED 칩 대신 계열사인 LG이노텍을 비롯해, 대만 업체들이나 삼성LED 등으로부터 칩을 사들여 BLU 조립 생산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크리와 공급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미국의 또 다른 LED 업체인 ‘인터매틱스’사에 지분 투자도 고려했다 최근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크리사와의 협상은 계속 진행중”이라며 “난징의 패키징 공장도 당초 생산 시점을 못 박지 않았으나 내년 상반기께면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노트북 및 TV용 LED BLU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핵심 부품 구매선을 계열사인 LG이노텍과 지분 투자를 단행한 우리LED, 자체 제작 등 세가지 축으로 구성키로 했으나, 지금은 LG이노텍만 양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