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는 가라.’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 속도가 빨라졌다. ‘더 얇게, 더 가볍게’를 모토로 진행돼 온 콤팩트 카메라 디자인 변화가 이제 기능 고급화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내놓은 전략 콤팩트 카메라는 이 같은 진화의 정점을 보여준다. 카메라 전면에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사진을 찍어 곧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네트워킹 기능까지 가미됐다. 또 진정한 콤팩트 카메라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기존 콤팩트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에 렌즈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한 올림푸스의 ‘펜(PEN)’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DSLR 카메라에 고급 사용자를 뺏긴 콤팩트 카메라 진영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동안 콤팩트 카메라의 발전 방향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보다 얇게, 보다 가볍게’다. 이는 전통적인 필름 카메라나 DSLR 카메라에 비해 크기를 작고 가볍게 해 휴대성을 높이고자 하는 콤팩트 카메라의 태생적인 목표다. 자연스레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퇴출 대상이 되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카메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더욱 커졌다.
캐논의 경우 크기는 작지만 굴절률은 높은 고유의 광학 ‘UA(Ultra-high refractive index Aspherical) 렌즈’를 통해 얇고 가벼운 카메라를 실현했다. 실제 캐논이 올 초 출시한 ‘익서스 100IS’ 두께는 18.4㎜, 무게는 약 115g에 불과해 이 회사가 2001년에 출시한 익서스 300과 비교해 두께는 11.5㎜ 얇아지고 무게는 125g이나 가벼워졌다.
치열했던 화소 경쟁은 대부분의 회사가 1000만화소를 넘기며 한풀 꺾였다. 화소 수가 많을수록 이미지 재현력이 향상돼 활용도가 높아지고, 더 큰 사이즈로 인화할 수 있어 카메라 성능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수치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특히 콤팩트 카메라는 200만화소를 넘어서면서 크게 대중화돼, 소비자들은 화소 수를 카메라 구입시 절대적인 조건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1000만화소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커버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없어졌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1200만화소급 콤팩트 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심지어 10만원대 가격에 1000만화소를 갖춘 콤팩트 카메라까지 등장했다. 이에 색상 재생력, 빛이 적은 곳에서의 촬영을 위한 ISO 범위 확장, 고배율 줌 장착 등 다른 기능이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고배율 줌은 광학 26배 초고배율 렌즈까지 등장했다. 올림푸스가 출시한 ‘SP-590’은 디지털 줌과 동시에 사용할 경우 최대 130배까지 피사체를 확대할 수 있는 초강력 줌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고배율 줌을 장착할 경우, 화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자동 촬영 외에 수동 촬영 기능까지 함께 지원, 고배율 줌을 사용하면서 노출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상엔진 기술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카메라로 유입되는 빛을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CCD 이미지센서의 알고리듬을 개선해 색상을 최적화하고 노이즈를 없애는 기술이 탑재되고 있다. 캐논의 ‘DIGIC4’ 엔진은 영상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해 비디오, 얼굴인식, 모션 감지 기능은 물론 노이즈 및 그림자 보정 기능도 지원한다.
권명석 올림푸스한국 영상사업본부장은 “콤팩트 카메라는 뛰어난 휴대성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더욱 쉽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카메라 고유의 기능에 충실하되 더욱 가벼워지고, 스타일을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디버전스를 통해 앞으로도 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