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연속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어서는 등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여름철 이상저온 현상으로 판매량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무더위로 뒤늦게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폭염특보가 발령된 경기도 일부 지역 매장에서는 전시된 제품까지 구입해가는 현상도 발생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지난 주말(15·16일) 에어컨 판매량은 전주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달 길어진 장마로 에어컨 판매가 19%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하이마트 계절담당 주재훈 바이어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에어컨 매출이 꺾였지만 올해는 늦더위의 영향으로 15·16일 주말에도 에어컨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 판매에 숨통이 틔었다”며 “에어컨 행사를 모두 끝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여름이 길게 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달 말까지 기획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영점인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 판매량 역시 소폭 증가했다. 리빙프라자 측은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 에어컨 판매량은 약간의 신장세를 보였으며 하이프라자 역시 지난 주말 판매량은 전주대비 5% 가량 신장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도 전주대비 32%, 전년대비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변테크노마트도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했다. 무더위를 이기지 못한 소비자들이 에어컨 구입에 나서면서 전년대비 10% 가량 증가했으며 매장당 일주일 판매량은 평균 8대에 달했다. 8월 중순은 여름 가전의 판매량이 전혀 없을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테크노마트 박상후 홍보팀장은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지난해에 비해 늦게 찾아오면서 에어컨 구매를 미뤘던 고객들의 발길이 급증했다”며 “이달말까지 에어컨, 선풍기 등 여름가전을 전진배치해 저조했던 판매량을 만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복절인 지난 15일, 폭염특보가 내려진 경기남부 일부 지역에는 전시제품까지 모두 팔리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송탄의 한 전자전문점 지점장은 “3∼4일 폭염으로 에어컨을 찾는 방문객이 하루에도 10여명 가량 이어졌다”며 “지난 주말 제품이 모두 소진되면서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