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견디던 풀(忍冬草), 그가 흙으로 돌아가자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18일 김대중 제15대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애도 물결이 한반도와 세계에 넘쳤다.
특히 서거 소식과 함께 인터넷에 검은 리본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근조’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이루고자 했던 숭고한 뜻이 국민화합과 남북 평화로 승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통일, 서민과 중산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위대한 지도자였다”며 “민주당은 고인의 뜻을 계승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남북통일,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를 밝히고 독재에 항거했던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참 세상을 국민과 함께 이루어내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다음·KTH 등도 ‘민주화의 영원한 불꽃이 되다’ 등의 문구와 함께 사이버 분향소(게시판)를 따로 마련했고, 누리꾼 조문이 잇따랐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세계의 애도 성명도 이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겼고, IMF 경제위기 때에는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 경제의 조기 회복에 기여했으며, 평화와 화합의 대북정책으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헌신했다”며 “이러한 김대중 전 대통령 생전의 ‘나라사랑’ 정신을 높이 기려 어려운 경제상황을 조기에 극복하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논평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입장을 내어 “(김 전 대통령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 등을 통해 빠른 기간 내에 (IMF)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할 토대를 마련했다”며 “고인의 뜻을 계승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브로드 전주방송과 엠넷은 20일 열 예정이던 대중가요공연 ‘엠(M)-카운트다운’을 연기하는 등 국민의 큰 슬픔에 함께했다. 전남 신안군은 김 대통령 생가에 ‘노벨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목포시는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관’을 세울 계획이다.
`문화대통령` 서태지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평화에 평생을 헌신하시고, 대중문화와 음악을 사랑해 주신 분”이라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큰 족적을 남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정부도 김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무총리실장, 국가보훈처장,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으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어 장의 집행계획 논의에 돌입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