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양광 산업의 극심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국산 업체가 있어 주목된다. 특히 부품·소재·장비 등 전통적으로 취약한 후방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18일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태양전지용 웨이퍼 전문업체 네오세미테크(대표 오명환)는 지난 2분기 매출 395억원에 영업이익 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약 5% 가량 떨어졌지만 매출액은 20% 이상 급증했다. 특히 21.8%의 이익률은 지난해 말부터 태양광 산업이 곤두박질 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상반기 통틀어서도 매출액 713억원에 영업이익 177억원으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11년께 1250메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 강릉과학산업단지 및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부지에 생산공장을 증설 중이다.
오명환 사장은 “중국·대만 등 해외 고객들의 주문이 1분기 대비 증가했다”며 “오는 하반기 잉곳·웨이퍼용 장비 공급 수주가 예상돼 연간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웨이퍼 업체인 세미머티리얼즈(대표 박건)는 최근 폴리실리콘 제조장비 사업이 급신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장비공급 실적이 증가하면서 상반기에만 이미 작년 연매출 5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머티리얼즈가 개발한 장비는 기존 삼염화실란(TCS) 대신 모노실란을 폴리실리콘 생산에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장비 대비 전기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중국의 한 폴리실리콘 업체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태양전지용 웨이퍼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쑤저우에 100㎿급 잉곳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연말께 180㎿까지 생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