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벤처육성 온힘…`DJ 키즈` 현주소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벤처기업 육성이다. 1998년 취임 이후 외환위기의 돌파구로 ‘IT강국 건설’이라는 대전제를 마련한 김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침은 뜨거운 벤처 창업 열기로 이어졌다.

 IT 벤처는 2009년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한축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낸 벤처는 총 202곳. 5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은 10개였고, 5년 연속 1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벤처도 40개나 된다.

 ‘1000억클럽’ 202개사 전체 매출은 40조8000억원, GDP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고용인원은 7만9769명에 달한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1000억클럽 벤처 수가 작년 대비 50개사나 증가했다”며 “연구개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장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 만들어진 벤처, 이른바 ‘DJ 키즈’ 중에는 10년이 지나면서 내로라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다. 특히 인터넷과 게임, 반도체 등 아이디어와 기술집약적인 산업에서는 벤처가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DJ 키즈의 대표 주자는 역시 NHN. 지난 1999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포털 ‘네이버’는 ‘지식검색’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평정한 후 일본 시장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문을 연 게임포털 ‘한게임’ 역시 업계 선두주자이며 올해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NHN은 작년 1조2081억원의 매출을 기록, 벤처로는 최초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NHN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DJ 키즈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게임 산업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DJ 정부가 출범한 1998년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의 대명사인 ‘리니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2003년 ‘리니지2’를 출시하고 작년 11월 ‘아이온’을 내놓으면서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하나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휴맥스가 단연 돋보인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에 무리라고 여겨지던 셋톱박스 시장에서 세계 시장을 개척, 올해 80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NHN에 이어 1조원 돌파의 차기 주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티맥스소프트가 발군이다. 이 회사는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유일하게 1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최근 티맥스윈도를 출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독점하고 있는 운용체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