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결국 나이를 이기지는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폐렴으로 신촌세브란스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증세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다시 폐색전증이 발병하면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이면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3분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서거했다”며 “그동안 쾌유를 기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정성을 다한 의료진에게도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례절차는 이희호 여사를 포함한 가족과 정부, 친인척이 모여 국민장 여부 등 세부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병세에 대해,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처음에는 폐렴으로 입원하셨지만 안타깝게도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과 패색전증,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겹쳐 이겨내지 못했다”며 “고령인데다 병세를 감안할 때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심폐소생술은 시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임종은 이희호 여사와 김홍일·홍업·홍걸 삼형제와 손자·손녀 등 가족들이 지켜봤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박지원 등 인생의 동지들도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안 영안실에 마련됐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이날 출국에 앞서 조문을 하는 등 정치권·재계 인사를 포함한 국민들의 애도 행렬이 밤새 이어졌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