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나로우주센터 현장을 가다

르포/나로우주센터 현장을 가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를 하루 앞둔 18일.

 여수공항에서 2시간여를 달려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라남도 고흥군에 접어들자 나로호 발사성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잇달아 눈에 들어온다. 현수막뿐만 아니라 도로변의 휴게소 이름도 ‘우주휴게소’이고, 가게 이름도 우주식당·우주반점 등 우주 일색이다. 나로호 발사를 코 앞에 둔 상황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나로우주센터 진입로에 있는 봉래중학교에서부터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엄격한 신분확인이 이뤄진다. 사전에 출입이 허가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란색 비표가 없으면 누구도 우주센터에 접근할 수 없다.

 미처 통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이곳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나로우주센터까지 가는 길에는 2∼3개의 검문소를 더 거친다. 혹시 모를 테러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마침내 나로우주센터에 들어서면 멀리 발사대가 보이고, 우주를 향해 우뚝 솟아있는 나로호의 위용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로호는 발사대에 수직으로 장착된 채 마지막 점검을 받는 중이다. 11시부터 시작된 최종리허설이 시작됐다.

 그러나 리허설이 한참 진행 중이던 오후 1시 45분경 갑작스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우주센터 전체가 술렁이기도 했다. 국장을 치르는 중에 나로호를 발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 결과 국가 중요행사인 나로호 발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긴급 회의가 열리는 중에도 리허설은 계속 됐다. 6시간 정도 계속된 최종 리허설에서는 발사체 뿐만 아니라 발사대와 추적 레이더, 자동 발사체계 등 발사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실제 발사와 똑같은 과정으로 점검이 이뤄졌다. 작은 결함 하나도 큰 사고나 발사실패로 연결될 수 있어 연구원들 모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모든 준비와 점검을 마친 나로호는 19일 연료 주입만 남겨두고 있다. 기상청이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 날씨가 구름만 낀 맑은 날씨일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나로호의 오후 4시 40분 발사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