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 (121)동의보감은 비과학적인가(下)

 동의보감은 당시 선조의 명을 받은 내의원 의관 허준(許浚)의 지휘 아래 전란(戰亂) 후 국민을 구휼하기 위한 방책의 하나로 만들어진 방대한 의학서다. 목적이 이러다 보니 실제적인 응용에 유리하도록 편제가 구성됐으며, 다소 도교(道敎)적인 경향이 있다고 분석되는 도입부와 일부 부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내용은 의학의 기본 원리와 생리, 병리 그리고 처방까지 모두 아우르는 구성을 하고 있다. 도교적인 경향이라고 하는 부분도 사실은 양생(養生)의 부분을 다루면서 자연의 이치에 맞게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다뤘다.

 이처럼 동의보감은 기존 의서들을 실제적 편제에 맞춰 집대성하면서도 양생의 부분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치료의학적인 측면뿐 아니라 예방의학적 측면까지 담고 있는 훌륭한 의서다.

 동의보감은 지금도 응용해 훌륭한 효과를 내는 처방들로 가득하다. 다만, 단순한 병증을 따라 검색해 처방을 쓴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생명 활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병증을 넘어서서 사람의 생기를 파악하는 눈이 있는 사람에게 동의보감은 과학적 체계를 갖춘 훌륭한 의서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저 오래되고 남루한 기록유산일 뿐이다.

 모든 학문이 발전하듯이 의학 또한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장비가 발전하고 신약이 발전해도 사람의 몸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희로애락을 느끼고 자연이 만들어준 음식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러하기에 한의학의 발전은 온고지신의 형태며, 동의보감은 여전히 훌륭한 의학서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