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 7분 56초를 남겨두고 고압탱크의 압력 저하가 발견돼 카운트다운을 중지했다. 그러나 기술적 결함이 크지 않아 이르면 26일까지는 재발사될 전망이다.
이상목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발사체 밸브를 작동시키는 고압 탱크의 압력저하가 발사체 카운트다운 중지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며 “종합적인 원인 분석이 진행 중인데 러시아는 수일 내 재발사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보다 철저히 원인을 분석한 후 발사 일정을 다시 잡겠다”며 “이러한 발사 중지는 아리안이나 엔데버가 각각 세 차례, 여섯 차례 연기된 적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측 기술진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 상황이라면 수일 내에 나로호 재발사가 가능하다고 추정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러 연구진은 고압탱크의 압력 저하 원인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발사예비일인 오는 26일까지는 재발사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 문제가 된 고압탱크는 연료실로 공급되는 노즐의 밸브를 1만마력 이상으로 제어하는 장비다. 이로 인해 발사체가 자동발사시스템으로 운용되다가 자동 중지됐다. 나로호는 연료를 주입하는 데 최단 3일이 걸리지만 발사체가 조립동으로 이동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만 아니면 수일 내 재발사도 가능할 전망이다. 교과부와 항우연 관계자들은 조사위원회를 가동, 문제가 된 부문의 기술적 점검에 들어갔다.
이날 나로호는 오후 5시 발사 예정으로 발사 15분께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지만 발사 7분 56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카운트다운을 중지하고 추진제인 액체산소를 배출했다. 함께 충전했던 산화제는 모두 날려 보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로호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관계자들을 격려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참모들과 함께 나로호 발사가 중지되는 광경을 TV로 지켜본 이 대통령은 “(발사 연기가)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며 “그나마 발사 전 문제점을 발견해 발사가 연기된 것이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나로호 발사 중지 원인에 대해 20일 오전 10시 30분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고흥=권건호 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