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은 문제를 체크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발사를 위한 절차라고 보면 된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누구보다 고대했던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전화인터뷰에서 나로호 발사중지에 아쉬임을 드러내면서도 “미리 문제점을 발견하고 중단한 것은 최선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로켓전문가로 항우연 원장 시절인 2003년 나로우주센터를 기공했던 그로서는 나로호의 발사 연기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운트다운은 성공적인 최종 발사로 가기 전에 체크하는 과정이므로 이륙 직전까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경험이 한국 우주산업 발전에 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 러시아가 발사연소 실험 시 문제가 있다며 연기한 것도 카운트다운 과정의 일부분”이라며 “국민 모두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재발사일정을 놓고 그는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히 문제해결 노력을 기울인 후에 일정을 잡아야 할 것”이라며 “수천억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로우주센터 연구원들을 만나보면 성공적인 발사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발사연기에 가장 마음 아픈 사람들은 7년 동안 발사 준비에 공을 들여온 그들이고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채 전 연구원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초기 우주개발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 진행됐다”며 “아무리 급해도 충분한 준비가 성공적인 발사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