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는 원인 파악과 문제해결을 거쳐 다시 재발사 일정을 잡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3일 이후부터 재발사가 가능하다. 우주 발사체에 중대 결함이 아닌 단순한 결함이면 3일 이후 길어야 일주일 이내인 26일까지 발사하게 된다.
나로호는 19일 발사 중지 결정이 내려진 직후 발사체에 주입했던 추진제(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를 다시 배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발사체에 추진제를 주입했다가 배출하게 되면 로켓을 건조시켜야 하기 때문에 다시 주입하기까지 최소한 72시간이 걸린다.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이 시기를 이용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게 된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러시아 기술진 등은 이번 문제가 하드웨어적인 결함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미 자동정지될 당시에 해당 문제점을 파악,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상목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에 “러시아 기술진은 수일 내 재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수일이라는 말을 했는데, 러시아는 수리하는 데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 상황대로라면 발사대에 거치된 발사체를 분리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소프트웨어의 문제만 바로잡게 되면 곧바로 재발사 일정을 잡을 수 있다. 단순한 계산이라면 72시간이 지난 22일 오후부터 발사가 가능하다.
당초 나로호는 이번 발사의 예비일을 26일까지로 정했기 때문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다시 통보하지 않아도 돼 재발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기상 상황이 받쳐주면 이르면 25∼26일 재발사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파악한 것과 달리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발견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드웨어 수리를 위해서는 발사체를 발사대에서 떼어내야 한다. 이 경우 발사체를 조립동으로 옮겨야 하고, 분해나 재조립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상황이라면 길고 긴 테스트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고, 태풍이 집중되는 8월과 9월 초순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일정이 상당기간 연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상목 실장은 “이러한 발사 중지로 유럽의 아리안이나 미국의 엔데버가 각각 세 차례, 여섯 차례씩 연기된 적이 있다”며 “나로호도 충분히 검토해서 다음번 발사 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