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하이브리드카·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용 리튬 이온 전지 시장을 향한 출발선에서 빠른 출발을 보였지만 곧 2차 전지의 4대 핵심소재 기술력 부족으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덜미를 잡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정부의 중장기적인 친환경 자동차용 2차전지 육성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자동차용 리튬 이온 전지를 세계 최초 상용화한 데 이어 삼성SDI·SK에너지도 잇따라 친환경 자동차용 리튬 이온 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 기업의 자동차용 리튬 이온 전지의 국산화율은 고작 15% 안팎에 머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를 구성하는 20개의 부품소재 중 전지동박·전지알루미늄박·전해질 등을 제외한 양극재·음극재·분리막 등 핵심 부품소재는 물론 셀 생산장비도 선진국에 전량 의존, 취약한 원가 경쟁력 구조를 갖고 있다. 니키·토다·미쓰비시·쿠레아·셀가드 등 일본·미국 기업으로부터 4대 소재를 수입하고 있다.
심지어 2차 전지 4대 소재중 국산화한 전해질조차 에틸렌카보네이트(EC)·리튬염 등 핵심 원재료를 선진국으로부터 전량 수입, 국내에서 혼합 생산하는 수준에 불과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의 산업인프라가 선진국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LG화학·삼성SDI·SK에너지는 이를 극복하고자 친환경 자동차용 2차 전지 4대 소재와 설비에 대한 내재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적지 않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LG화학·삼성SDI가 10년 동안 노트북·휴대폰용 2차 전지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소형 2차 전지의 부품소재 국산화율이 50%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용 2차 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내재화 투자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중장기적인 투자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이 차세대 성장동력인 자동차용 2차 전지 개발에 국가적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기업이 치열한 시장 패권경쟁에서 뒷심을 발휘하도록 국가 차원의 개발 로드맵을 작성, 주요 소재를 국산화하고 기반기술을 확보토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