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1%에서 2.3%로 하락했다. 반면에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8.8%에서 33%로 약 3.8배 증가했다.
올해 1∼3월만 놓고 본다면 미국의 총수입액은 3524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는데,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10.9%, 캐나다 -37.1%, 일본 -41.8%, 대만 -25.9%, 한국은 -17.8% 감소에 그치고 있다. 한국산 제품의 감소폭이 경쟁국가인 중국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다.
그러나 현 추세로 향후 10년 내 미국시장에서 한국·중국·일본산 제품의 점유율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대미 시장 점유율은 5%대 이상의 확대가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지만 휴대폰·자동차·일반기계·철강·자동차부품·반도체·가전제품 등 주력품목을 제외하면 여전히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완제품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은 앞으로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제품은 미국, 일본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형편이다.
월마트 등 대형 소비자 유통망에 공급하는 제품들 중 다수는 중국 등 저가 생산이 가능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아웃소싱한 지 이미 오래됐다. 이러한 외부적 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도 완제품 위주에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미국 글로벌 기업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 초기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기술협력의 관점에서 시장을 접근하는 한편, 해외기술 라이선싱·기업 인수합병(M&A)·합작투자·투자진출 등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모델을 도출해 낼 필요가 있다.
마침 경기 침체와 구매력 감소로 미국 기업들은 기술과 생산 인프라가 우수하고 부품 소재펀드 등 정부 지원이 양호한 한국에 비중을 두고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부품소재 산업은 총수입액 2조1000억달러 중 25%에 달하는 5291억달러 규모의 엄청난 시장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산업인 태양광, 전자재료, 반도체, 유무선통신, 의료기기 분야 등 첨단 부품소재 산업이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산업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KOTRA는 뉴욕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서 IBM·허니웰·알카텔루슨트·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존슨앤드존슨·메드트로닉스 등 미 글로벌기업 31개사를 초청해 한미 부품소재 복합 파트너링 상담회를 개최했고 이를 통해 그간 우리 중소기업들이 번번이 벽에 부딪혔던 미국 대기업을 위한 중간재 공급자로서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인했다. 특히 이 행사에는 과거와 달리 미국 유수의 대기업 구매담당자들이 한국기업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해 사뭇 달라진 우리 기업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인 품목으로는 태양광, 통신장비부품, 텔레매틱스, 펨토셀, 무선중계기, 통신용 칩, 반도체 패키징, 네트워크 장비, 전자재료, 의료기기 부품, 인터넷 광대역통신망 등 다양한 기술협력 상담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품질과 안정된 공급망을 갖춘 퀄리티 공급자(프로바이더)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제품의 대미 수출 확대 해법은 완제품 수출과 더불어 미국 글로벌 기업과의 부품소재(중간재) 협력확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더해 한미 FTA가 타결된 이후 한국산 제품은 중국 및 일본산과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대미 수출에 큰 날개를 달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대미 수출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KOTRA 뉴욕 KBC 서강석 부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