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출연연도 `신종플루 비상`

 신종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환자가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고의 두뇌집단이 모여있는 대덕특구가 해외 출장자를 중심으로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초비상이다.

 20일 출연연에 따르면 대덕특구 내에서 해외 출장자는 ETRI나 KAIST,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민간 연구기관까지 합칠 경우 매월 30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출장후 질병 증후 이력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외 출장뒤 감기 증세를 호소할 경우 연구원 간 왕따까지 당해 치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현재 대덕특구에는 정부출연기관 28곳을 비롯한 국공립·공공기관 23개, 일반기업 900여개 등에 2만여명의 석학이 근무중이다. 이들의 한해 해외출장은 1인당 통상 2회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 평균 3000여 명은 해외 출장을 다녀온다는 계산이다.

 실제 지난 달 ETRI와 KAIST 2개 기관의 해외 출장자는 총 420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해외 출장후 감기 증세로 고생하고 있는 한 연구원은 “유럽을 다녀온뒤 콧물과 두통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동료들이 얼굴도 안바라 보려고 해 업무에도 지장이 많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출연연의 한 의무실 측은 “신종플루 확산방지 대책과 관련해 아무런 지침도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 위생관리 차원에서 조심하라는 공지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대응 방안으로 재택근무나 플렉시블 타임제 시행 등의 제안도 내놓고 있다. 특히 열이나는 증후나 감염이 예상되는 증후가 나타날경우 귀가조치 시키거나 휴가를 명령, 감염증후가 완전히 사라진뒤 직장에 복귀하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해외출장 연기, 자제 등과 함께 체계적인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각 출연연에 진단키트의 보급과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