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업체도 참여 `역할분담` 관심

 모토로라가 최근 미국에서 극소수의 휴대폰 협력 업체들과 비공개 전략 회의를 가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동에는 국내 복수의 기업들도 참여해 부활을 노리고 있는 모토로라의 차기 행보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 공동 최고경영자(CEO)이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산제이 자 CEO는 지난 8일께 전 세계 휴대폰 협력 업체들 중 10여개사만 초청해 모토로라의 향후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 CEO는 이 자리에서 언급된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는 요청을 할 정도로 이번 모임은 비밀리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략 및 비전을 설명했다는 것 외에는 모임에서 나온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참석 기업 중에는 국내 터치패널 제조 업체와 입력 장치 관련 솔루션 업체가 포함돼 모토로라가 터치스크린폰이나 스마트폰과 관련해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신에서는 모토로라가 일반 휴대폰 수준의 저렴한 스마트폰으로 공세를 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퀄컴 출신의 휴대폰 시장 전문가답게 시장 트렌드는 물론 기술흐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해 인상적이었다”면서 “참석자들 사이에 모토로라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산제이 자 CEO는 추락하는 모토로라를 살릴 구원투수로 작년 8월 퀄컴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신임 CEO의 부임 후에도 모토로라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지만 강력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지난 2분기엔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