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유통업계 ‘시련의 계절’

 소프트웨어(SW) 유통업계가 글로벌기업들의 잇단 인수합병(M&A)과 유지보수료 인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A로 인해 해당 솔루션의 공식 총판 수가 늘어나고 고객 영역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유통기업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게 됐다. 게다가 이들 기업들은 SW 유지보수료 인상의 완충작용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지난해 환율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그 부담을 고스란히 졌던 유통기업들은 환율이 다소 안정된 최근에도 ‘위기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과거 총판 기업들은 특정 제품 독점을 확보해 수익을 50%까지도 냈지만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됐다. SW기업들의 M&A와 유통 경계가 허물어져 독점의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BEA는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유클릭·솔트웨어·지티플러스·펜타시스템 등의 BEA 총판들은 모두 오라클 공식 총판으로 흡수됐다. 오라클 총판이 늘어나게 된 것이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총판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그너스는 총판 영업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IBM에 인수돼 다른 솔루션과 함께 유통이 되고 있다. IBM은 SPSS도 인수키로 했다. MS의 경우에도 유통 간 경계를 허물고 경쟁을 강화하는 작업을 글로벌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기업들의 유지보수료 인상도 유통기업들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BEA는 오라클 기준에 따라 6월 1일부터 10%대에서 22%대로 유지보수요율을 인상했다. SAP는 7년간 점진적으로 유지보수요율을 17%에서 22%로 인상한다. 글로벌기업들은 인상된 만큼의 요율을 가져가지만 중간 역할을 하는 유통회사들은 그 만큼의 인상분을 고객들에게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영업담당은 “고객이 유지보수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 계약을 안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글로벌기업들이 정해 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악조건을 모두 감내해야하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기업들은 자체 솔루션사업을 강화하거나 비용 절감 등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는 데이터 거버넌스 솔루션을, 다우기술은 팀관리 솔루션에 메일관리 솔루션 등으로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다우데이타는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영업외수익으로 회계처리하던 부분을 영업수익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임금을 비롯한 각종 비용을 절감했다. 이 때문에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