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기관 전체의 연구 사업비를 20% 줄였지만 오는 10월 엄정한 평가를 거쳐 내년에는 경쟁력 떨어지는 사업 20%를 과감하게 퇴출시킬 것입니다.”
지난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경쟁력 없는 사업은 과감히 없애고, 줄일 것은 줄여 투자를 집중화하는 중”이라며 “과제 퇴출이 구조조정이 아니라 새로운 연구개발(R&D) 기회라는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지난해 처음 취임해 조직의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하면서 연구조직은 24%, 행정조직은 무려 42%나 축소시켰다.
“내부 반발도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은 스스로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관 2차년도 운영은 슈퍼컴의 활용과 정보유통, 맞춤형 정보제공 등으로 묶어놓은 큰 틀을 유지하며, 과제발굴을 통해 미래를 위한 신규 사업에 과감히 투자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 원장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2차년도 경영지표로 ‘클린 KISTI와 스마트 KISTI’라는 두 개의 축을 제시했다. 클린 부문에서는 위탁사업 계약이나 장비 구입을 포함한 각종 계약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스마트 부문에서는 밤새워 연구실 불을 밝혀 일하기 보다는 효율적인 자원과 시간 배분을 통해 최대한의 연구효율을 도출할 계획인 것.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경영문화 개선을 위해 아웃소싱으로 수행하던 8억원 짜리 ‘원문복사 및 서비스 업무’를 과감하게 공개경쟁 입찰로 전환해 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박 원장은 또 “기관운영의 성패는 고객만족에 달려 있다“며 “고객만족도를 최대화하기 위한 접근법도 제시했다.
현재 1500명으로 구성돼 있는 과학기술정보협의회 회원 수를 최대 5000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지역별 고객인 과학기술자나 중소기업 관계자의 수요를 파악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지원하고, 연구성과의 이용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
KISTI는 우선 오는 10월 22일 대전서 전국 광역시도별 과학기술계 대표 400여명이 참여하는 대단위 모임을 기획하고 있다. 이를 시발점으로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엔 산학연 R&D에 주로 지원되던 슈퍼컴퓨터의 자원활용을 문화산업으로 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영화 ‘국가대표’의 CG(컴퓨터그래픽)작업도 모두 KISTI의 슈퍼컴으로 수행했습니다. 슈퍼컴의 활용범위가 석·박사급 연구원에서 일반 전문가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죠.”
박 원장은 조만간 울산을 기반으로 하는 480억원 규모의 정부 사업이 확정되면 부품 및 화학소재 산업 지원에도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