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상보안 분야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 매각이 잇따르면서 후발업체들의 증시 진입이 한층 험난해질 전망이다.
23일 중견 DVR업체 아구스는 경영난을 이유로 창업주가 다른 회사에 지분을 넘겼고 CCTV업체 씨앤비텍은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아구스는 창업주 조덕상 전 사장과 주요 임원진들이 지분 40.54%와 경영권을 맥스창업투자 등에 200억원을 받고 넘겼다. 아구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고 유통, 부동산개발, 친환경에너지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아구스는 지난해 325억원 매출을 올리며 건실한 DVR업체로 주목받았지만 키코(KIKO) 계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자 지난 연말부터 경영권 매각을 논의해왔다.
영상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스창투가 기존 DVR사업을 키우려고 아구스를 인수한 것 같지 않다. 경영권이 바뀜에 따라 숙련된 기술인력의 유출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아구스는 2007년 7월 코스닥에 상장된지 불과 2년만에 영상보안 전문업체로서 색깔이 크게 바뀌게 됐다.
씨앤비텍도 최근 맥쿼리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코스닥에 진입한 씨앤비텍은 대표적인 CCTV 전문업체로서 입지를 굳혀왔는데 유봉훈 사장과 유봉석 전 대표는 지분 매각을 결심한 상황이다. 국내업체로는 아이디스와 두산계열의 모 기업체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문이다. 유봉훈 씨앤비텍 사장은 “기업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국내외 후보기업들과 협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증시 주변에서는 두 업체의 경영권 매각이 코스닥 진입을 준비하는 여타 영상보안업체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증시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최대주주가 손털고 나가는 행태가 반복되면 관련 업종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DVR제조사 ITX시큐리티(대표 박상열)는 지난 6월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뜻밖에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전년도 매출 470억에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코스닥 측은 이번 3분기 경영실적을 검토한 다음 통과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열 사장은 “코스닥 심사 과정에서 DVR 업종에 대한 증시의 부정적 시각이 발목을 잡았다. 아구스 사례 때문에 유사 업종의 코스닥 심사가 더 까다로와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ITX시큐리티외에 나다텔, 파인트론 등도 내년 이후 코스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