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믹스로 경제주권을 회복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시기에 취임, 짧은 시간에 국가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준비된 경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과거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의 한국경제에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한국호를 침몰직전에서 구해낸 기반에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과 벤처산업 육성, IT산업 활성화 등 한국경제 사정에 맞는 강력한 경제정책이 있었다. 그는 이 같은 정책을 수립하고 소신있고 힘있게 정책을 추진했다.
우선 재벌 구조조정에 메스를 갖다댔다. 대기업간의 빅딜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길렀다.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끄떡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 다진 체질강화 덕분이다.
IT기반 벤처기업 육성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굴뚝산업 중심에서 지식정보산업 강국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취임사에서 밝힌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IT산업을 적극 육성했다.
이 결과 IT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7.7%에서 연평균 20%씩 성장을 거듭해 2001년엔 15.6%까지 늘어났다. 97년 160만명이었던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2002년 상반기 2565만명으로 5년만에 15배 이상 늘었다. 전체 인구의 51%가 인터넷을 생활화할 만큼 사회 인프라가 달라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IT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지식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해 IMF 졸업 이후의 경제 발전이 가능했다”며 “외신들이 한국을 ‘IMF 모범생’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