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안분야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 매각이 후발업체들의 증시진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견 DVR업체 아구스는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창업주가 다른 회사에 지분을 넘겼고 CCTV업체 씨앤비텍도 현재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아구스는 창업주 조덕상 전 사장과 주요 임원진들이 지분 40.54%와 경영권을 맥스창업투자 등에 200억원을 받고 넘겼다. 아구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고 유통, 부동산개발, 친환경에너지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아구스는 지난해 325억원 매출을 올리며 건실한 DVR업체로 주목받았지만 키코(KIKO) 계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자 지난 연말부터 경영권 매각을 논의해왔다. 결국 아구스는 2007년 7월 코스닥에 상장된지 불과 2년만에 영상보안 전문업체로서의 색깔이 희석됐다.
씨앤비텍도 최근 맥쿼리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최대주주 지분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코스닥에 진입한 씨앤비텍은 대표적인 CCTV전문업체로서 입지를 굳혀왔는데 유봉훈 사장과 유봉석 전 대표는 지분매각을 결심한 상황이다. 국내업체로는 아이디스와 두산그룹의 모 계열사를 포함해 일본계 보안업체도 인수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상보안업계는 잇따른 경영권 매각추진이 코스닥 진입을 준비하는 후발 업체들의 이미지까지 흐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 코스닥에 입성했던 DVR업체 상당수가 퇴출되거나 부진한 성적을 보이면서 적잖은 투자자들이 영상보안업체에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씨앤비텍은 적어도 경영난 때문에 지분매각을 추진하진 않아서 아구스와 유사한 사례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증시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최대주주가 ‘손털고’ 나가는 행태로 비칠 소지는 있다.
이미 영향을 받는 기업도 나왔다. DVR제조사 ITX시큐리티(대표 박상열)은 지난 6월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뜻밖에 보류 판정을 받았다. 코스닥측은 이번 3분기 경영실적을 검토하고 11월경 통과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ITX시큐리티 외에 내년 이후 코스닥 진출을 준비하는 영상보안업체는 나다텔, 파인트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