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가뿐히 뛰어넘으면서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의 ’투톱 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1,600대를 돌파한 것은 작년 7월24일(1,626.14) 이후 13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株)가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수 1,600’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찾기보다는 이들 주도주가 기대 이상의 랠리를 보이면서 어디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00 ’글로벌 플레이어’의 지수=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2일 1,018.91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로 전환, 5월초 1,400선을 넘었다. 이후 두 달여간 1,400대 초반을 천장으로 박스권에 머물다 지난달부터 랠리를 가동하며 ’리먼 사태’ 이전 지수대인 1,500선을 가뿐히 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1,600선 돌파를 통해 이 같은 중장기 상승 국면이 무르익었다고 해석하면서 무엇보다 대형주의 상승모멘텀에 의미를 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형주가 포진한 전기ㆍ전자(3.14%)와 운수장비(2.29%)가 3% 안팎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3.43%)와 현대차(4.37%)는 3~4%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른 업종들이 0%대 소폭 오르거나 일부 하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가총액 규모별로도 대형주는 2.11% 올라 중형주(1.25%)나 소형주(0.62%)의 상승세를 웃돌았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1,600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별화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대형주의 ’힘’으로 지수가 얼마나 오르는지를 보여준 장세”라고 평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450~1,500선을 넘어서면서 리먼 사태로 본격화한 금융위기를 회복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역사적 신고가를 만드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상승, 대형주에 달렸다=앞으로 추가 상승의 여부도 대형주에 초점이 맞춰진다. 증시의 근본 동력인 기업실적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고, 수급의 버팀목인 외국인 매수세도 대형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대형주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지수가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환율 하락 등 경영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 가파른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대표되는 양대 주도주의 주가상승은 국내기업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으로, 두 주도주가 더 상승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아직은 주도주가 이끄는 지수 상승을 즐길 시기”라고 말했다.
반면 김세중 팀장은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은 글로벌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가격경쟁력 강화, 질적 경쟁력 확보 등이 어우러진 성과이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라며 “시장 여건은 지금보다 강한 경쟁을 수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1,600 진입이 1막이 끝난 후 휴식기를 준비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도주가 랠리를 이어가더라도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경신했던 시기에 상승 종목이 슬림화되는 경우가 많았고 삼성전자가 늘 코스피를 선도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주도주보다는) 개별종목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