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리아2009]이희국 나노코리아조직위원장

[나노코리아2009]이희국 나노코리아조직위원장

 물질이 나노 크기에 이르게 되면 기존의 물질에서는 볼 수 없던 특이한 물성이 나타난다. 이를 이용하면 인류에게 유용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노 기술은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나노 산업이라 함은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IT, BT, ET 등이 융합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나노 기술은 기존 산업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바이오, 에너지 등과 같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분야에서 다수의 신산업을 창출시킨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우리 생활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반도체는 이미 나노 기술이 폭넓게 적용돼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견인하고 있다. 인류생활을 위협하는 에너지 고갈 문제도 나노 기술이 그 해답을 갖고 있다. 그 예로서 태양에너지 분야에서는 나노 기술을 이용해 전지의 효율을 향상시키고자 하고 있다. 또 다른 청정에너지 분야인 수소저장장치 분야에서도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는 방안이 널리 연구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나노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이렇듯 나노 기술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하지만 일반인은 나노 기술의 실체를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한다. 그것은 나노 기술이 눈으로 보이는 독립 제품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의 제품 안에 녹아들어 있는 기술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2001년 범정부 차원에서 나노 기술연구를 위한 연구시설 구축에 많은 힘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충분한 수준의 연구시설이 갖추어졌다. 향후에는 기존 시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산업계, 학계, 연구계, 정부 등이 나노기술융합산업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노코리아는 산업계의 나노 기술 수요와 연구성과가 접목되는 장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 산업화 초기 비전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학·연 측에선 연구성과와 산업계의 요구를 접목, 실용적 연구촉진의 효과가 있다. 정부 측에서는 정부투자 연구성과의 홍보 및 실질적 기술교류 증진의 효과가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특히 나노 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비의 80%가 투입되는 대학 및 출연기관의 연구성과가 산업계 수요와 연계될 수 있도록 나노코리아에서 발표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 나노텍 전시회에서는 정부지원 연구프로그램의 성과 공유를 위해 독립된 대형부스를 설치하고 산업계와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으며, 이로써 연구개발 결과의 산업화 연계가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정부지원 연구프로그램의 연구성과가 나노코리아에 연계돼 발표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시책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나노 기술의 특성인 융합의 아이디어가 제공되고 이에 따라 신산업분야 창출의 기회가 좀 더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국 나노코리아조직위원장 heegooklee@silt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