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나노코리아 2009’의 화두는 ‘산업화’ ‘상용화’로 요약된다. 나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특성상 항상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더 이상 나노 기술이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항균성 나노 분리막’이 있다. 탄소나노튜브-금속 나노 복합체를 기본 소재로 한 항균성 나노 분리막은 대장균, 포도상구균, 수인성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최근 지하수에서 노로 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늘고 있다. ‘항균성 나노 분리막’ 기술을 사용하면 바이러스를 제거해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식중독 사고가 빈번한 초·중등학교 및 급식소에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또 지하 암반수를 사용하는 생수 또는 심층수 그리고 일반 가정용 정수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상용화의 필수 전제 조건인 생산 기술도 대거 개발돼 눈길을 끈다. 한화나노텍은 실험실 규모의 소량 주문 생산 방식으로 공급돼온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정제 기술을 개발해 탄소나노튜브 응용소재 개발 업체들이 겪고 있는 수급난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다.
탄소나노튜브는 높은 강도와 우수한 전기 및 열 전도 특성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능성 첨가재 및 전극 재료다. 그중에서도 특히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는 1.0∼1.2㎚의 매우 얇은 직경과 우수한 전도 특성 보유해 향후 터치스크린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투명 전도성 필름(transparent conductive film) 등의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대면적 나노패턴 원천기술’은 고분자나 생체분자,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연성소재들의 분자배열을 원하는 형태로 조절해 △나노반도체 △나노태양전지 △연료전지 △바이오센서 등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이번 전시회는 삼성전자, LG화학, 실트론 등 종합 전자 및 소재·화학분야 대기업을 비롯해 잉크테크 등 첨단나노소재기업과 SEMES, 엠파워, 파크시스템즈 등 나노공정 및 측정분석 전문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10개국 195기관 328부스)를 자랑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