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시장 진출 이렇게 개척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1층 대회의실에서 ‘일본 및 중국시장 진출 성공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진로재팬의 일본진출 사례와 포스코, 삼일페인트, 키스트이앤지 등 3개사의 중국 내수시장 개척 사례가 발표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이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일 수출 여건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중, 대일 수출 강화를 위해 이번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포스코는 중국 현지에 통합 생산·판매체제를 구축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포스코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철강재 가공공장인 ‘포스텐진’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동북지역의 대련, 화동지역의 장가항, 화남지역의 광주 순덕 등 6개 생산 및 가공법인에 대한 투자로 확대된 바 있다. 이후 2003년 11월 중국 내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설립했다.

포스코차이나는 전국적인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과 전략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중국 전역에 걸친 통합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8개 지역 마케팅 거점을 확보했으며 스테인리스의 안정적 판매를 위한 가공 물류기지 건립을 추진해 청도, 불산 등에 가공물류기지를 설립했다.

또, 인수합병(M&A) 관련 투자 유망한 철강사업을 발굴하는 등 중국 철강업과의 협력사업 개발에 힘을 쏟았다. 또 안정적인 철강 원료(철광석 및 석탄)를 조달하기 위한 합작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차이나는 경영 자원의 공유, 통합으로 현지법인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현지법인 수출 및 내수시장 개척 등의 영업지원도 함께 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정부, 관련기관, 현지 철강사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포스코의 대중 투자전략은 지주회사를 넘어 이제 공급망관리(SCM) 위주의 투자로 나아가고 있다.

중견 페인트 업체인 삼일페인트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현지화의 결합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삼일페인트는 지난 2001년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의 한 공장을 인수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면서 처음 진출했다. 중국 내수 경기를 개척하기 위한 투자였다.

이 회사는 현지 공략을 위해 △독자적 영업망 구축 △제조시설 초기 비용 부담 최소화 △현지인 대상의 기업 분사 등의 전략을 추진했다.

중국 내수 시장 개척을 위해 영업망 확보에 주력했으며 초기 부담이 적고 철수하기에도 편리한 임대공장으로부터 시작했다. 또, 업체 규모와 영업망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현지인에게 과감히 분사해줘 회사에 대한 애정 강화와 업무 효율 향상이라는 효과를 봤던 것이다. 이를 통한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장 효과도 얻었다.

또, 고정찬 삼일페인트 사장은 “불량거래자 명단인 일명 블랙리스트를 국내 업체간에 교류할 경우, 중복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 처리 중견기업인 키스트이엔지는 소액 투자로 중국에 진출해 자리를 잡은 케이스다.

이 회사는 환경설비 산업의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한 1999년말 중국에 진출, 2001년 상하이시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장수성의 이싱에 2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세웠다.

3년여 간 고전을 한 이후 중소기업 폐수처리 설비 등의 수주와 판매가 시작됐다. 특히, 2007년부터 중국 중앙정부의 환경관리가 강화되면서 호기를 맞이했다. 회사 측은 중국 시장 진출시 성공포인트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준비 △관계자와 유대 구축 △현지어로 말하기 △로마에선 로마법 따르라 △현지에서 조달하라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진로소주는 현지인에 맞춘 상품개발과 현지인 채용 확대 등으로 성공한 사례다.

진로 소주가 일본에 첫 수출된 것은 30년 전인 1979년. 그러나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하면서 쓴맛을 봤다.

이후 기존 한국 제품의 약점, 개선방향에 관한 현지 소비자 의견, 현지 경쟁업체 제품 등에 대해 철저히 연구했다. 진로는 소주를 물이나 우롱차 등에 섞어 칵테일 형태로 마시는 일본인의 습성에 맞춰 당도를 10% 정도 낮추고 향을 조정해 순수하면서도 드라이한 맛을 살렸다.

1986년 도쿄사무소 개설에 이어 1988년 현지법인 진로재팬 설립으로 시장 공략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을 마치고 전국에 영업 네트워크망도 구성해 소비자와의 대면접촉을 강화했다. 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상인정신을 존중해 중간 유통상과 반영구적 파트너십을 보장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이윤을 보장해준 결과 1997년 모기업 진로의 부도, 2004년 법정관리 등 경영여건 악화 속에서도 중간 유통상은 진로재팬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현지화 전략에 따라 직원의 90% 이상을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현지화 전략을 추구한 결과 2008년 기준으로 일본 소매점의 진로 소주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진로는 일본 진출 20년만인 1998년 일본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1위 브랜드로 올라선 이후 2000년에는 수출량 400만 상자, 2004년 461만 상자 수출에 성공해 현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법정관리로 인한 투자 부진과 일본 소주업계의 견제 등으로 점유율이 3위로 내려갔으나 전열을 가다듬으며 1위 재탈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