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무협 회장 “출구전략은 시기상조”

사공일 무협 회장 “출구전략은 시기상조”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경제위기시의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의 실시는 시기상조”라며 지속적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공 회장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무역센터 화요포럼’ 강연에서 “현재 우리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빨리 회복 단계에 들어서 있으며 이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선제적, 적극적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공 회장은 대공황 극복과정에서 강력한 부양책을 추구했던 미국이 1930년대 후반 긴축정책 선회로 다시 정체를 겪은 사례와 1990년대 후반 일본이 부양책 대신 긴축정책을 채택하면서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된 사례를 제시하며 부양책이 좀 더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등 비관론자들이 제기한 ‘더블딥’(경기상승후 재하강) 가능성에 대해서는 “출구전략을 섣불리 시행하지 않는 한 그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세계 경제 및 금융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과 비슷하거나 더 가파른 속도로 진행됐지만, G20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들의 적극적 경기부양책과 국제공조로 침체기간은 대공황 때보다 짧아질 것이며 세계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살아나는 ‘나이키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최근 내수진작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외화수입의 뒷받침없이 내수가 크게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내수 활성화를 도모할 경우 나타날 국제수지 악화를 감안할 때 수출을 늘려나가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위기 극복의 공조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G20 정상회의에 대해 “내년 초에 제4차 G20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며 “한국이 4차 회의 개최지가 될 확률이 높으며 그 결정은 내달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릴 제3차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