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우주개발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정상적인 인공위성 분리에 실패했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로호를 두 번 더 발사하며 자력 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KAIST 인공위성센터와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 문제를 남겨두고 있어 비관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한·러 조사위원회를 가동, 정밀한 검증을 거쳐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일이 발사운용 경험 축적 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 한 번에 쏘아서 올리는 것보다는 다양한 실패 경험을 통해 러시아가 보유한 우주발사체 조립 및 운용과 관련한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나로호를 두 번 발사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두 번의 발사 시도 중 한 번이라도 실패하게 되면 무상으로 한 번 더 발사하도록 계약했다. 이 계약에 따라 나로호는 최소 2번, 최다 3번 발사된다.
전문가들은 첫 발사 실패에 지나치게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력 발사체 기술 확보라는 큰 목표를 위한 기술개발 과정에서 발사 운용 경험을 더 쌓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는 것.
나로호의 다음 발사 일정도 달라진다. 이번 발사가 성공했다면 9개월 후인 내년 5월 나로호를 한 번 더 발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사 실패에 따라 재발사 시기는 발사 실패의 원인분석이 완벽하게 끝난 뒤 다시 정하게 된다. 실패 원인을 찾아 이를 보완함으로써 재발사에서는 성공하기 위한 조치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실패도 우주개발의 한 과정인만큼 그리 실망할 일이 아니다”며 “엔지니어들에게 실패를 딛고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