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발사체 ‘나로호’의 부분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위성을 제작한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한동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혼란 상태에 빠졌다.
항우연 대전 본원은 25일 오후 6시부터 박성효 대전광역시장과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 임철호 선임본부장을 비롯한 연구원 100여 명이 모여 자축성 다과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다과회가 끝날 즈음 위성이 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흩어지는 연구원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일단 발사체라도 성공한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분위기는 침울했다.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것 아니냐, 일정한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등의 온갖 추측성 이야기만 전해질 뿐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과학기술위성 2호가 일반 상용위성과는 달리 웬만한 에러는 스스로 복구하는 이중안전시스템이 어느 위성보다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 탑재체 컴퓨터유닛이나 대용량 메모리유닛(MMU)은 4중 안전시스템으로 설계돼 있어 실패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던 터여서 충격이 컸다.
일단 인공위성연구센터 측은 위성관제 및 운용센터 연구원 20여 명 전원이 비상 대기하며 위성 및 탑재체 상태 정보를 수신할 13m 크기의 X/S밴드 수신 안테나와 2.2기가 대역의 3.7m짜리 S-밴드 송수신 안테나를 총동원, 위성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교신은 예정대로 25일 오후 5시 정각에 발사된 위성이 지구궤도를 7바퀴 돈 뒤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26일 오전 4시 25∼42분, 오전 6시 7∼27분, 오전 7시 55∼8시 9분에 각각 진행한다.
그러나 일부 연구원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 8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실장은 “궤적 정보가 없어 어떤 상태인지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26일 새벽 교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신선미 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