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정상궤도 진입 실패는 기대만큼이나 큰 아쉬움을 남겼다.
나로호와 마찬가지로 우주 로켓이 발사됐지만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던 해외 사례도 많다. 대부분이 폐기됐거나 수명이 단축됐다.
1995년 8월 5일 미국 델타II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우리나라 ‘무궁화1호’ 위성은 발사체 주엔진에 부착된 보조 로켓 중 하나가 제때 분리되지 않아 목표 궤도에 못 미쳤다.
그 결과 위성을 원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위성 자체가 가지고 있던 추진제를 사용했으며 결국 위성 수명이 당초 10년에서 4.5년으로 단축됐다.
2002년 유럽 통신위성 ‘아스트라(Astra)-1K호’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이후 실종된 사건도 있다.
프랑스 알카텔사가 1억1000만유로를 들여 제작한 이 통신위성은 2단계 추진체로 사용된 러시아제 프로톤 로켓이 너무 일찍 점화되는 바람에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위성 운영업체인 SES아스트라가 폐기를 결정, 남태평양에 추락시켰다.
2003년 11월 일본은 장거리로켓 ‘H-2A 6’기에 1개조 2기 위성을 탑재해 발사했으나 보조 부스터 분리실패로 자폭시켰다.
2009년 2월 24일 미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발사 직후 추락해 남극해에 떨어졌다. 9년 동안 약 2억8000만달러를 들여 제작된 궤도탄소관측위성(OCO)은 로켓과 위성이 분리되지 않아 지구상공 640㎞의 목표 궤도에 도달하지 못한 채 추락했다.
2009년 4월 북한의 3단형 로켓 ‘대포동 2호’가 광명성 2호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한 것도 2·3단 로켓의 단분리 실패 탓이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2단 로켓 연소 후 3단과 연결하는 볼트가 폭발하면서 끊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2·3단 로켓이 함께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