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위성 2호 `우주 미아` 되나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진 ’과학기술위성 2호’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이하 인공위성센터) 지상국과의 교신이 무산되면서 자칫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주 미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인공위성센터는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을 경우의 첫 교신 예정시각인 26일 오전 4시25분부터 17분간 ’과학기술위성 2호’와 교신을 시도하기 위해 예상 궤도에 안테나를 고정시킨 채 대기하고 있었으나, 나로우주센터로부터 위성의 정확한 궤도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교신을 시도하지 못했다.

인공위성센터는 이날 오전 7시까지 위성 안테나를 한 곳에 고정시켜 놓은 채 불특정 궤도에 대한 검색(서칭)작업을 벌였으나 과학기술위성 2호에서 나오는 비콘(beacon.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수신해내지 못했다.

또 지난 25일 나로호 발사 후 약 100분이 지난 뒤 북극 인근 노르웨이 수발바드르 기지국에서 이뤄지기로 했던 비콘 신호 수신도 나로우주센터측에서 궤도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비콘 신호 수신과 교신 시도가 잇따라 무산되면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우주 미아’ 또는 ’우주 쓰레기’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1호의 경우 정확한 궤도정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차례의 교신에 모두 실패해 ’우주 미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다행히 11번째 시도한 교신이 성공하면서 과학기술위성 1호는 위성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과학기술위성 2호의 경우 현재까지 궤도정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인공위성센터가 위성의 행방을 찾아 교신에 성공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자칫 한국의 첫 ’우주 미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공위성센터는 인공위성을 추적, 감시하는 ’노라드(NORAD, 북미대공방위사령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궤도가 안정화되는 2-3일이 지난 후 ’노라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이용, 위성의 궤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1958년에 창설된 노라드는 레이더와 위성을 통해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공간의 물체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인류가 지금까지 쏘아 올린 6천700여 개의 인공위성 외에 지구 궤도를 도는 7천만개의 작은 물체의 궤도까지 파악하고 있다.

만약 노라드에서 마저 위성의 존재와 위성의 궤도를 찾아내지 못할 경우 위성과의 교신은 영원히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인공위성연구센터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궤도 데이터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교신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위성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는 상황”이라며 “혹시나 다른 궤도를 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불특정 궤도에 대한 서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3일 경과 후 제공되는 노라드의 데이터를 이용해 위성의 궤도 정보를 얻어야 교신 가능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