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 태양전지 실가동률 한자릿수

 국내 최초 박막 태양전지 사업 진출로 기대를 모은 한국철강 라인 실가동률이 두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태양전지 업황이 악화된데다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 대비 가격경쟁력도 갈수록 약해진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생산능력 대비 실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한국철강(대표 김만열) 박막 태양전지 라인 실제 가동률은 지난 상반기 5%대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의 6개월 생산능력은 10메가와트피크(㎿p)로 출하 개수로 환산하면 10만4400장이다. 반면 상반기 실생산량은 5234장에 불과했다. 전체 생산능력의 5.01%만을 제조한 셈이다. 이에 따라 태양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에너지사업부 실적도 매출 14억원에 영업손실 186억원으로 크게 저조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488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9%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철강이 태양전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박막 태양전지 최대 장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희미해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 이전 박막 태양전지 가격은 1W당 3달러 안팎으로 4달러 수준인 결정형 태양전지보다 경제성에서 앞섰다. 최근 결정형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안정되고, 태양전지에 대한 전체 수요가 줄어들자 결정형 태양전지 가격도 W당 3달러 이하까지 떨어졌다.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비율인 광변환효율은 박막형이 7%대로, 15% 내외인 결정형보다 낮지만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승부하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게된 셈이다.

 게다가 이 회사 제품에 대한 정부 인증이 지난 3월에 통과되면서 1분기 내수시장에서 제대로 영업할 수 없었던 것도 공장 실가동률이 낮았던 원인이다. 정부는 에너지관리공단 인증을 통과한 제품에 한해 발전차액보조금을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면적 대비 효율이 낮기 때문에 설치 공간이 좁은 국내 사정에 맞지 않다”며 “결정형 태양전지 가격이 다시 치솟지 않는 이상 사업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철강 고위 관계자는 “해외 인증인 UL·TUV 등이 늦어도 오는 9월 초에는 통과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개척하면 하반기 이후에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